일상 속 뉴욕여행
미드타운은 제가 뉴욕에서 좋아하는 지역이 아닙니다. 너무 바쁘고, 너무 시끄럽고, 너무 비싸고, 너무 관광객이 많지요. 간단히 말하면 너무 많은 것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길에서 사람들을 피해다니다보면 주변을 둘러 볼 시간도 없고, 사실 딱히 볼 어떤 것도 없지요. 하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이 경우엔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겠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반나절 이상 그곳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단, MoMA 는 제외입니다. 현대미술이 그렇듯, 거기도 너무 과대평가된 곳이니까요.
Midtown 에서 좋아하는 곳, The Grand Central Station 으로, 중앙 홀에 들어설 때마다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역입니다. Train station 이라는 인식이 바로 들게 만드는 곳이지요. 1987년작 The Untouchables 의 촬영장소였던 Chigago 의 The Union Station 느낌이 납니다. 고전적이고, 웅장하지요. 클래시한 chandelier 는 아니지만 아주 큰 것들이 여기저기에 달려 있습니다. 이 건물 아래엔 아마도 1900년대에 사용된 오래된 지하철 라인들이 폐쇄된 채 있겠지요? 지금의 지하철 system 어딘가에 그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들이 있을텐데, 그 문들이 어디 있을지 찾아보는 것도 Manhattan 42가 선상에 있는 지하철 역들에서 해 볼 수 있는 탐험이기도 합니다.
Grans Central 을 나오면 미드타운의 번잡함 한가운데에 바로 위치하게 됩니다 다음 목적지는 이 기차역만큼이나 아름다운 건물에 소재한 The New York Public Library (NYPL) 입니다. 7년 전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장한 The Rose Reading Room은 꼭 가봐야 할 곳입니다. 물론 앉아서 무언가를 읽어야지, 괜히 서성거리다가는 우스운 사람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이 곳 자료실도 예전 1980년대 영화였던 Ghostbusters 의 배경으로 사용되었지요. 그만큼 오래된 곳이며, 그렇기에 그것이 주는 무게감이 이 도서관을 더 조용하게 만드는 듯 합니다.
NYPL을 방문한 후에는 바로 옆 Bryant Park 에서 길거리 vendor 에서 커피나 간식을 사서 잠깐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고, 가을에는 flea market 이 열리기도 하며, 겨울에는 비닐텐트가 세워지고 그 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지요. 이 공원 바로 옆에는 1994년 세상 처음으로 은행에서 면접을 보러 간 은행의 인사팀이 위치한 건물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Republic National Bank of NY 이었는데, 이후 HSBC 가 takeover 를 했지요. 벌써 30년 전 일이지만, 이 곳 공원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저는 지하철을 타고 86번가에 있는 The Museum of Natural History (자연사박물관) 정류장으로 가서, 즉, The Upper West Side 로 가서 동쪽에 위치한 Central Park로 걸어가기도 합니다. 자연사 박물관은 매력없는 곳이라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요. 혹시 Bryant Park 근처에서 더 많은 관광을 하고 싶다면 5th Avenue 를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5th Avenue 선상에는 그야말로 멋진 상점과 백화점, Rockefeller Center 와 St. Patrick's Cathedral 같은 명소가 있습니다. 5th Avenue 와 59 Street 에서는 남동쪽 모퉁이에 있는 연못에서 시작하여 Central Park 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지요.
The Upper West Side 에서 The Oak Bridge를 건너 호수를 따라 The Ramble 을 지난 후 The Shakespeare Gardens 와 The Belvedere Castle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The Great Lawn 이란 잔디밭이 있는데, 여기서 편하게 누워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많은 concert 들이 열리기도 했었지요.
사람들이 좀 빠지는 오후 5시 이후시간에는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가면 좋습니다. 금요일에는 이 곳에서 concerts, workshop 등이 많이 열리기에, 이 곳에 올 바에야 금요일에 오는 것이 제일 좋겠지요 이 곳에는 미술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볼거리가 많아서 미술관 전체를 좋아하지만 (미술전공자가 아닌 관광객들이 많아 사실 방해가 많이 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The American Wing 이고, 이와 더불어 옥상 정원도 아주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2017년이었던지, Adrián Villar Rojas 라는 조각가의 “The Theater of Disappearance” 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이 옥상에서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때도 이맘때었지요. 이 조형물들과 설치물들은 Central Park 너머로 보이는 Manhattan midtown 의 skyline과 어우러졌었지요. 특히 해가 진 후의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 이 rooftop 에 올라가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아마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피하고 싶은 곳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The MET 은 금요일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옥상에서 일몰을 감상하며 음료를 마실 수 있지요. 작품들과 디너 테이블 주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게 보였긴 했습니다. 물론 이 곳에서도 가식과 허세를 부리는 부류들도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만족했던 기억입니다. 이 전시회 전에는 Tomas Saraceno 라는 예술가의 "Cloud City"란 전시회를 2012년에 봤고, Cornelia Parker 의 "Psycho Barn"이란 이벤트를 2016에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전시 외에도 The MET 내에 위치한 The Costume Institute 에서도 화려한 의상들을 볼 수 있고, The European Sculpture Court, The Temple of Dendur 그리고 The American Wing 도 꼭 지나가 보는 hall 들입니다. The Egyptian Wing 도 당연히 must-see place 입니다.
이 후에는 근처에 먹을 곳이 딱히 없어서, 그나마 있는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East 86th Street에 있는 Shake Shack에 들러 꼭 필요한만큼의 burger 를 먹곤 합니다. 그리고 아주 예전에 하룻밤을 지낸 The Bowery House 라는 호텔에도 아주 간간히 가기도 합니다. 이 곳의 정원은 아주 평안합니다.
혹시 밤 9시 넘은 시간에 그래도 어딘가에 가고 싶으시다면 The Lincoln Center (파크에서 도보로 30분 거리) 로 가서 현란하지 않은 야경과 조명을 바라보며 잔잔히 저녁시간을 마무리하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 October 02,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