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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ul 19. 2021

"Ladies in Lavender (2004)"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Misty watercolor memories" 


작고하신 Roger Ebert (of the Chicago Sun-Times) 는 "perfectly sweet and civilized... It's a pleasure to watch Smith and Dench together; their acting is so natural it could be breathing." 라고 평하였습니다. The New York Times 의 Stephen Holden 라는 사람이 바로 이 영화를 두고 "Misty watercolor memories" 라고 호평했지요. 이 분의 평론을 읽어보면 이 영화를 매우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지습니다 - 이렇게 대강 번역됩니다: "비가 쏱아지며 바람또한 심하게 부는 밤,  고양이들이 거실에 있는 퀼트 이불속으로 따스히 파고드는 듯, 쥬디 덴치와 매기 스미스는 편안하게 연기에 빠져듭니다 - [Dench and Smith] sink into their roles as comfortably as house cats burrowing into a down quilt on a windswept, rainy night..."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다시금 드는 생각이, "세상이란 공간은 따스한 차와, 정원을 돌보는 일, 그리고 흐릿한 수채화와 같은 추억속에서 돌아가야만 하며, 그 외에는 모두 부질없는 일이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7CIpJzAZXg

이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top 5에 속하며, 영화의 시작은 이렇게 전개됩니다: 밤새 큰 폭풍우가 요란하게 내린 영국의 어느 바닷가 시골마을의 아침, 평안하게 삶을 살고 있던 노년의 두 자매 (동생은 미혼, 그리고 언니는 남편과 사별)는 파도에 해안까지 밀려온 어느 한 젊은 폴란드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가 의식을 되은 후 전개되는 일들잔잔하게 그려낸 작품이지요.


대부분의 영화가 나름대로는 멋진 장면으로 끝나지만 - 특히 영국 영화들의 경우 2000년대 후반까지는 꽤 고전적으로 마무리를 하는 경향이 많았던 듯 합니다만 as in "The Man Who Cried (2000)" or in "In America (2002)" -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이 영화의 그것은 Hollywood 가 쏱아내는 가벼운 영화들의 ending 과는 달리 전혀 화려하지 않고 영화 속 Ursula 에 대한 아련한 마음으로 인해 꽤나 긴 미련과 여운을 가지게 합니다. 이런 깊은 공감 때문일까요?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end credits 가 끝날 때까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그 후 열 번도 더 보았지만 credits  모두 올라가고 스크린이 완전히 검은 색으로 될 때까지 저를 매번 묶어두곤 합니다. 슬픔 속에서 느끼는 안락함이라고 할까요? 거기에 Nigel Hess 라는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고 재능있는 젊은 violinist 인 Joshua Bell 과 the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의 선율은 정말 표현할 수 없는 음악의 힘을 전달합니다. 지난 2011년에 KBS가 구정특집으로 방영된 "분천 마을에 겨울이 오면" 이란 documentary 에도 이 곡이 쓰였던 것 또한 기억합니다. 아름답게 눈이 내리는 기찻길의 영상과 Joshua Bell 의 연주가 참 어울리지요. 존경심과 더불어 이 documentary 의 producer 가 어떤 분일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할 정도로 영상과 음악, 그리고 아련한 나레이션까지 매우 멋진 조화를 만들어냈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gppqXZNbqLk

바이올린의 선율은 낮시간대보다는 저녁시간, 특히 자정이 넘었을 때 듣기에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영화의 end credits 의 배경이 보통 검정색으로 되어 있는 까닭에 마치 밤하늘을 연상하게 하고, 이 영화의 경우 Joshua Bell 의 연주까지 더해져서 여러 상상을 하게 만드는 듯 합니다. 이러한 element 를 포함한 end credits 까지 엮어보았습니다. 가능하면 자정 넘어 즐기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9X6Ud_69-4&t=17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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