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20세기 최고의 석학들 중 하나로 여겨지며 Oxford University 의 신학교수였던 C. S. Lewis 와, 이스라엘계 미국인이자 특이하게도 개신교도였던 시인 Joy Davidman 와의 사랑과 이별 (여성이 암으로 세상을 떠남) 을 그린 "Shadowlands - 1993" 를 소개합니다. 영국의 명배우인 Anthony Hopkins 가 C. S. Lewis 역으로, 그리고 Debra Winger 가 Joy Davidman 역으로 나왔었지요. 이 영화는 그의 신학적인 성과나 관점보다는 (이에 대해 깊지 않고 쉽게 다루고 있긴 하지만) 50대 중반이 되기까지 미혼으로 살다가 Joy 와 첫 결혼을 한 그의 사랑과 Joy 와의 관계에서 비친 그의 극히 개인적인 신앙관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실존인물인 C.S.Lewis 는 많은 title 을 가지고 있었지요 - 영국의 소설가이자 성공회 (Church of England)의 교인, 또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철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친 교수, 그리고 가까운 친구에게는 잭 (Jack)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 이 이름은 C. S. Lewis 가 어릴 적 키우던 개의 이름을 딴 것이라는군요. 흥미로운 점은 20세기의 최고 개신교 신학자인 그가, 실제로는 그가 어렸을 때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망을 계기로 God의 섭리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심을 가지고 젊은 시절을 살았다고 합니다. 즉, 내심으로는 무신론자로 살다가 성인이 된 후에 이르러 신앙을 되찾았다고 하지요. 그가 했던 과거 말들을 보면 평생을 통해 그가 가졌던 하나님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We live in the Shadowlands. The sun is always shining somewhere else. Round a bend in the road. Over the bough of a hill (우린 그늘 아래 살고 있습니다. 태양은 언제나 길 모퉁이 저 쪽 언덕을 넘어 있는 다른 곳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We live in the Shadowlands, only seeing a shadow of God's greatness in all his creation. All we have to do is 'turn around' and we'll see the true light of God (우린 그림자 아래 살고 있습니다... 즉, God이 창조한 창조물의 그림자를 통해서 신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God을 향해 돌아서면 되는 것일 뿐... 그 후엔 그의 참 빛을 볼 수 있게 되지요)."
순수한 사랑(?)에 대해서도 그는 강의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영화 중에도 이러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특히 프랑스 학자이며 시인인 Guillaume de Lorris 의 Roman de la Rose (이 책 high school 때 지겹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단순히 순수한 사랑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만) 를 강의중에 인용하는 부분이 아주 인상 깊습니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장미의 정원, 그 가운데 있는 분수대, 그리고 거기에 올려져 있는 두 개의 수정체에... 정원에 들어갈 수는 없으나, 수정체에 반사되어 비치는 장미 한 송이를 바라보는 어느 한 사람" --- 그가 정의하는 perfect love 였다는군요. 아래의 대사는 Oxford 학생들과 그가 나눈 대화였답니다 (as close as they can get):
C.S.Lewis: A garden, enclosed by a high wall. Inside the garden, a fountain. In the fountain, two crystal stones. In the crystals, in reflection, a rose garden. In the midst of the roses, one perfect rosebud. Guillaume de Lorris is using the rosebud, of course, as an image. But an image of what?
Student 1: Love?
C.S.Lewis: What kind of love?
Student 2: Untouched? Unopened like a bud?
C.S.Lewis: Yes, more.
Student 3: Perfect love?
C.S.Lewis: What makes it perfect? Come on. Wake up.
Student 4: Is it the courtly ideal of love?
C.S.Lewis: What is that? What is its one essential quality? Unattainability. The most intense joy lies not in the having but in the desiring. The delight that never fades... The bliss that is eternal is only yours when what you most desire is just out of reach.
https://www.youtube.com/watch?v=0kpY-HGkDYI
이렇게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던 C.S.Lewis 가 왜 이혼녀에 아이가 둘까지 있던 미국의 작가인 Joy 와 늦은 나이에 첫 결혼을 했을까요? 그가 끌린 attraction point 는 무엇이었을까요? 문학? 이념? 신앙은 아니었겠고. 매우 궁금합니다. 나중에 물어봐야지요. 이 영화...그저 한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일 수도 있지만, 그가 세상에서 살면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이성에 대한 헌신과 희생, 그리고 더 큰 관점에서 볼 때 God이 만든 거부할 수 없는 인간 섭리에 대해 순응하는 자세는 마음이 아리고 목이 메일 정도로 숭고하다는 생각입니다
결혼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불행하게도 Joy 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날이 갈수록 기력을 잃어가는 아내를 보며 C.S.Lewis 는 그의 시골집으로 그녀와 그녀의 아들들, 그리고 그의 형 (같은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과 함께 내려갑니다. 그가 어렸을 때 쓰던 다락방을 같이 쓰기로 하고 기력이 없는 아내를 들어 계단을 걸어올라 간 후 침대에 눕히고 나누는 대화가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Joy: 이 방은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써 왔나요?
C.S. Lewis: 25년 정도, 아니 더 된 듯 하군요.
Joy: 잠자기 전에 보통 뭐해요?
C.S. Lewis: 그냥 하던 것들을 합니다.
Joy: 보여줘요, 당신이 어떻게 잠자리를 준비하는지
C.S. Lewis: 아, 일단, 커튼을 닫지요. 그 다음에 파자마를 베개 아래서 꺼내 입습니다.
Joy: 옷은 어디에 두나요?
C.S. Lewis: 옷은 저기 의자에 걸고, 이를 닦고 침대에 옵니다.
Joy: 그 다음엔요?
C.S.Lewis: 이불을 제친 후,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지요.
Joy: 그 다음엔요?
C.S. Lewis: 그다음엔 잠을 청합니다.
Joy: 어떻게요? 옆으로, 아니면 바로 누워서요?
C.S. Lewis: 아, 옆으로 누워서 잠을 청합니다.
Joy: 보여주세요. 당신이 일상처럼 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sDZGS4EHuP0
그의 정성어린 간호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밤 Joy는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됩니다. 그 순간, 남편인 C.S.Lewis 가 아내인 Joy 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기도를 하는 장면도 매우 마음이 아픕니다. 제 마음을 아프게 만들다 못해 목이 메게 하는 영화가 (여태껏 3,000편 이상을 봤지만) 열 편도 안 될 정도로 몇 없지만, 이 장면이 그랬습니다:
I love you, joy. I love you so much.
You've made me so happy.
I didn't know i could be so happy.
You're the truest person I've ever known.
Sweet Jesus, be with my beloved wife, joy.
Forgive me if i love her too much.
Have mercy on us both.
https://www.youtube.com/watch?v=o9n5bdVBHgk&t=220s
아내를 떠나보내고 난 후 그녀의 아들과 남게 된 C.S.Lewis... 그가 사랑했던 두 명의 여인 (그의 어머니와 그의 아내) 을 병으로 떠나보낸 후 그는 사랑과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개신교도로써의 견해를 이렇게 남겼다고 하는군요:
Why love if losing hurts so much?
I have no answers anymore,
only the life I have lived.
Twice in that life...
I've been given the choice:
As a boy...
and as a man.
The boy chose safety.
The man chooses suffering.
The pain now is part of the happiness then.
That's the deal.
https://www.youtube.com/watch?v=OTjKrLKjrhY
Ah... 그리고 이 영화의 end credit 처럼 아름다운 end credits 을 그 여타 어느 영화에서 볼 수 있을까요? 제 기억엔 없습니다. 마치 유럽의 어느 후기 인상파 화가의 색채감이 풍부한 그림이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진 듯합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