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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13. 2021

"Jack Goes Boating (2010)"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Philip Seymour Hoffman 이라는 멋진 배우와 Amy Ryan 이라는 명배우, 그리고 주연같은 조연배우 John Ortiz 가 그려낸 영화로, 고인이 된 참 아까운 Philip Seymour Hoffman 이 처음으로 감독을 한 작품입니다. 두 평범한 사람간의 사랑의 시작, 그리고 또 다른 두 사람의 사랑과 불륜, 두 남자간의 우정을 뉴욕의 차가운 겨울배경을 통해  사랑과 순결이라는 주제를 따스하고 예리하게 집어낸 드문 명작입니다.


뉴욕에서 리무진을 운전하는 Jack 과 Clyde 는 뉴욕의 East River 쪽 강변가에 차를 대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Boney M 의 "Rivers of Balylon" 을 Reggae 풍으로 remake한 노래 - 이 음악을 듣고 있던 Clyde 는 Jack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Clyde: Jack, would you call yourself a Rastaman?

Jack: No.

Clyde: You thinking of becoming one?

Jack: No.

Clyde: I just wanted to ask. 

Jack: You like the song? Reggae's mainly positive.

Clyde: Some of the words, you know, I don't get, so it's hard to commit.


"라스타맨"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최후의 전사라는 의미랍니다. Sexism, racism, classism, colonialism 등에 대해 거부하며 대항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Jack 은 전혀 아닌 듯 합니다. 시스템 안에서 순응하며, 그렇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자 열심히 노력하지만 드러나 보이지 않는 그런 한 사람이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ZUh2V79NBLU


이렇게 두 남자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사이며, 같이 수영도 다니곤 합니다. 사실 Jack이 요즘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것이 수영이지요. Clyde는 이런 친구를 위해 무던히도 강한 인내심으로 Jack을 가르칩니다. 조금은 소심하고 매사 조심스러운 Jack에 비해 Clyde (John Ortiz)는 넉넉하고 포용력이 넓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남자도 걱정거리는 있지요 - 아내와 여러 문제 (아내의 외도 및 성격, 그리고 아내를 만족시킬 수 없는 자신의 부족한 사회적 능력 등) 들을 가지고 살지만 드러내지 않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소심남 Jack (Hoffman) 은 다소 독특한 성격에 아직까지 미혼으로, 도시공무원 버스운전사 시험을 준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Jack 은 Clyde 의 아내의 추천으로 장의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한 여자 Connie (Amy Ryan) 를 어느 겨울날 만나게 되고, 여름에 같이 Central Park 에 보트를 타기로 악속까지 하며,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진실한 의미의 관계를 쌓아갑니다. 그저 평범히 흘러가는 삶 가운데 일어나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지요. 이 두 사람이 여름날의 그 boating day를 반년동안 준비하는 과정이 참 아름다운 영화지요. 



Clyde의 집에서 저녁을 같이 한 후 나오는 길,


"난 당신하고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라고 Jack 은 Connie에게 말합니다.

"지나치치 않은 굿나잇 키스는 괜찮겠지요?" 라고 Jack은 허락을 구하지요.


"집 청소를 한 다음에 나중에 초대할께요" 라고 Connie는 말합니다.


이렇게 이 두 사람의 첫 데이트가 끝나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5Z6Kg38w_jU


Jack 이 Clyde의 집으로 초청을 받은 또 다른날 저녁, Connie와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정성스럽게 세세히 준비하는 모습 또한 아릅답습니다. 최고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그렇게 준비하는 Jack 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것이지요.



드디어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된 뉴욕, Jack과 Connie는 드디어 Central Park으로 보트를 타러 갑니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Clyde의 모습이 안타깝지요. 한 커플은 이렇게도 아름답게 서로를 보담으며 살아가고자 첫 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또 하나의 커플은 - 아마도 반쪽짜리 노력이었기 때문일까요? - 점차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그저 노력의 정도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인지는 그 아무도 모를 일이지요. 사랑이 아니면 미련 없이 떠남이 좋은지, 아니면 끝까지 지키려고 해야 하는 것인지 - 아니면 사랑이었다고 생각했던 그 관계가 과연 사랑이었었는지도  - 그 두 사람도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평범한 것이 소중한 세상이 된 지금, 주변에서는 그 원하는 무엇인가를 바라며 미친듯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만 있는 듯한 현실에서, 이런 두 사람의 느린 속도의 삶과, 하나 하나 조금씩 소망을 이루어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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