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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씽 Mar 22. 2022

엄마는 걱정쟁이

기꺼이 보내줄 용기가 필요해



 생각이 많은 나는 걱정도 많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늘 걱정을 달고 산다. 특히 아이를 양육하다 보니 이 '걱정병'은 더 심해졌다. 혹시, 만약에, 만의 하나라도를 되뇌며 아이를 걱정하고 걱정한다.


 아이가 어느덧 6살이 되어 형님반에 가게 되었다. 친한 친구가 6명은 되는지라 누구라도 한 명은 같은 반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어쩜 친구들 중에 아이 혼자서만 다른 반이 되어버렸다. 처음엔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고 어쩜 친한 친구 한 명을 안 붙여주지? 라며 속이 상했다. 그리고 여지없이 걱정들은 스멀스멀  올라와 날 괴롭혔다.


 그렇게 대망의 새 학기 첫날. 유치원 문 앞에서 손을 흔들고 들어가는 아이 모습이 짠해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내내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하다가 하원 시간 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갔다. 울상이 되어 나오는 게 아닌지 기다리는데, 여느 때처럼 아이는 엄마! 외치며 활짝 웃어 보인다. 돌덩이같이 무거웠던 마음이 와르르 부서져 쏟아져 내리는 느낌. 오늘 어땠냐고, 괜찮았냐고 조심스레 묻는 내 말에 아이는 일말의 요동도 없이 아무렇지 않았던 오늘을 나열한다. 걱정했던 내 마음이 얼굴도 비추지 못하게 아이는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이는 내 생각보다 잘 크고 있고 또 제법 단단한 마음을 지녔다. 그걸 알면서도 걱정하는 내 버릇 때문에 이 사실을 잘 못 믿는 것 같다. 아이는 더 크고 단련되어 저만치 가고 있는데 나만 그 자리에 홀로 남아 괜한 걱정만 한다. 저만치 멀리서 엄마, 빨리 와! 를 외치는 아이의 부름에 얼른 달려가야 한다. 아이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뒤처져서는 안 된다.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의 독립입니다."

오은영 선생님이 강조하는 말 중 하나다.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힘과 지혜를 아이에게 불어넣어주고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그날 힘껏 응원하며 보내주어야 한다. 자녀의 독립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독립 또한 중요할 것이다. 그러니 나 또한 성장해야 한다. 아이를 사랑으로 잘 양육하는 것과 함께 때가 되었을 때 과감히 보내줄 용기가 필요하다.


 훗날 혼자 날아오를 아이를 기꺼이 보내 줄 수 있는 용기를 위해 아이와 나의 오늘을 힘껏 안아주고 사랑해주어야지. 걱정이 아닌 기대감으로 아이와 손을 꼬옥 잡고 다정하고도 씩씩한 걸음을 내딛여야지.


http://www.instagram.com/aca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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