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타야 하는 엘리베이터. 높은 층을 오르내리기에 이만한 게 없는 편리함이지만, 매번 탈 때마다 낯선 사람들을 마주치는 게 불편하다. 인사를 하고 지내는 이웃들은 괜찮지만 아파트 전체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다 알 수는 없는 일. 내가 먼저 밝게 인사하면 쉬울 일이지만, 그 쉬운 일이 쉽지가 않다. 낯선 이들과 함께하는 엘리베이터 안은 늘 불편하고 그 삭막한 공기 속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그런데 아이들과 타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붙임성 좋은 첫째 아이가 낯선 이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유모차에 탄 둘째가 낯선 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라도 하면 상대방은 피식 웃음이 터지며 이내 인사로 화답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역시도 무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여느 아이를 만나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귀여움의 힘은 실로 놀랍다.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삭막한 공간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니 말이다.그 어떤 힘으로도 뚫지 못하는 단단한 벽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귀여움의 힘, 그 다정함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