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길 친구랑 놀기로 약속했다며 신나게 놀이터로 뛰어갔던 찰랑이가 놀이터 쪽에서 엄마~~~ 엄마~~~ 부른다. 놀이터까진 거리가 있어서 얼굴이 보이진 않지만 아파트를 뒤흔들만한 쩌렁쩌렁한 목소리, 분명 찰랑이가 맞다. 엄마 빨리빨리!! 조급하게 부르는 소리에 조금 걱정이 되어 무슨 일이 생겼나 다급히 달려갔더니 만개한 벚꽃나무 앞에서 호들갑 중인 아이. 예쁜 벚꽃을 빨리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엄마 예쁘지? 그치? 와 언제 이렇게 피었지? 라며 방방 뛰는 몸짓이 참 귀엽다.
봄을 알리는 예쁜 꽃들이 하나둘씩 피어나는 요즘. 찰랑이는 봄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이 들뜨고 신기하고 또 기쁜가 보다. 덩달아 나도 신이 나면서 또 잠잠해지는 건 찰랑이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봄이 가져다준 생기 있는 감정을 어떻게든 엄마에게 알려주고 또 함께 느끼고픈 아이의 마음. 봄도 꽃도 예쁘지만 아이의 마음이 정말 예쁘다.
오늘도 하원 후 아파트 화단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신날 아이가 그려진다. 색색 꽃들이며 곤충들이며 발견할 때마다 엄마를 목청껏 부르겠지. 그럴 아이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난다. 그렇게 봄의 따뜻함을 마음으로 전해받는 요즘, 누구보다도 봄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