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면 보이는 것들(2)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참으로 고요했지만

결코 잔잔하지 않았던 힐링여행을 다녀왔다.

'힐링'이라는 표현이 좀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회복'이라고 하기에는 뉘앙스가 좀 달라보인다.

어쨌던 작은 회복과 힐링이 찾아온 제주도여행이었다.


20년간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었던

'준'이와 '건'이를

우리보다 더 간절하고 치열하게 돌봐주신

스프링필드 목사님과 사모님과 함께 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들어섰다.

벌써 서너번은 더 왔던 익숙한 곳,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변한 건 없었는데

함께 온 사람이 달랐을 뿐인데

나에게 다가온 김영갑 님의 사진들이

내게 던지는 메세지와

그 힘이 완전히 과거와는 달랐다.


'바람'이라는 주제와

'오름'이라는 주제의 전시였다.


'바람'이 사진에 녹아있는 모습이 느껴졌다.

흔들리는 풀과 나무와 숲이 사진에 담겨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했지?

의연하게 버티고 있는 산과 돌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그 곳을 잠시 지키고 있는

풀과 나무와 숲, 그리고 하늘의 구름들은

흔들리며 버티며 흐르고 있었다.


입구에 있던

루게릭 병과 사투하던 마지막 모습의 사진이

자꾸 눈에 밟힌다.

모든 살이 빠져버린 앙상한 얼굴

깊이 패인 주름과

슬퍼보이는 미소,

그리고 살짝 넘쳐 흐르고 있는 눈물...

그는 그 눈물은 '바람' 때문이라고 했다.


인정한다.

그것이 제주도의 거센 폭풍같은 '바람'인지

수 많은 시간 보고싶은 찰라의 순간을 느끼보겠다는

작가의 치열한 사투같은 '바람'인지

아니면

그를 서서히 말라가게 하는

루게릭이 몰고오는 무자비한 '바람'인지는 모르지만


인정한다.

그의 눈에서 나오는 그 눈물이 '바람'때문이라는 말을.


그 곳에 전시된

사진 하나 하나,

설명 하나 하나,

그리고

느껴지는 느낌 하나 하나,


그 모든 것이

왜 지난 두 세번의 방문에서는 못 느껴졌던 것인지..

사진 남기기에 바빴고

여러 사람에 묻혀

그저 스쳐 지나갔던 순간들이

이번에 왜 이리도 선명하게 나를 붙드는지

그리고 흔드는지...


다시 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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