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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

영화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by 아카


고속 터미널에 멈춰 선 버스들이 전부 변신할 것 같다는 상상, 혹시 해본 적 있나요?


나는 2007년 <트랜스포머>를 처음 봤을 때, 로봇을 정말 실감 나게 표현된 데에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느 시리즈가 그렇듯, 3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는데, 며칠 전 아이와 함께 우연히 5편을 보게 되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꽤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5편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배신과 회복이라는 낯선 전개가 펼쳐진다. 정의롭고 강직한 리더였던 그가 갑자기 지구를 공격하다니. 자칭 창조주인 쿠인테사에게 세뇌당하며, '네메시스 프라임'이란 이름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언제나 옳은 선택만 하며 살 수 있을까?


누구보다 확고했던 프라임도 흔들리는 걸 보며, 우리도 각자의 신념과 정의가 상황에 따라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결국 그는 자신을 되찾고, 다시 믿음의 편에 서기로 선택했다는 것. 그 과정을 보면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흔들림 끝에서 자신을 다시 일으키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번 편에서도 역시 인간과 트랜스포머의 오랜 연결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아서왕과 연결된 고대 기사 이야기, 비밀 조직과 그 중심에 있는 에드먼드 버턴과 로봇 집사 코그맨까지.


특히 코그맨은 감정과 예의, 유머까지 장착한 캐릭터로, 오히려 사람들보다 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AI와는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



영화는 단순히 로봇과 인간의 전쟁을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로봇 등의 첨단 기술에 대한 선택과 통제, 공존이라는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물론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이전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처럼 영화의 완성도보단 스토리나 메시지에 더 집중하는 분들이라면, 단순한 SF 영화 이상의 여운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중심을 다시 세우고, 오늘도 나답게 걸어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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