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어서 생기는 감각이라는 것을
매일 글을 쓰는 사람들끼리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보는 신호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진짜, 한 줄도 쉽게 안 써진다.
그냥 투정이 아니라는 걸, 우리끼리는 알잖아요. 특히 스레드나 블로그, 브런치처럼 매일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공간에 있으면, 글감을 떠올리는 일이 어느 순간부터 기쁨이 아니라, 감당해야 할 고통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을.
글 쓰는 게 좋아서 시작했는데, 언젠가부터는 '오늘은 무슨 글을 써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말을 꼭 한 번 되새기게 되더라고요. 이 고됨은 못해서가 아니라, 하고 있어서 생기는 감각이라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아예 멈춘 사람은 이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거든요.
오늘 어떤 문장을 써야 할지,
이 말이 과하거나 부족하진 않은지,
어제 글과 오늘 글이 달라 보이진 않는지.
이런 생각은 쓰는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쥐어짜듯 글을 쓰고, 썼다가 지우고, 또 고쳐 쓰고, 올리고 나서도 괜히 한 번 더 읽어보는 사람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피로감은,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들을, '머리를 쥐어짜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자기 말의 결을 지키며 글을 짓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싶어요. 그게 곧, 작가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결을 지킨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유행에 맞추지 않을 용기, 너무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을 인내, 그리고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완전히 배신하지 않도록 붙잡는 마음까지 필요하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이건 아무나 못 한다고 봐요. 매일 한다는 건 더더욱 그렇고요. 그러니 글이 안 써지는 날이 있어도, 한 문단이 전부인 날이 있어도,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요즘 글 쓰는 게 버거운 날이라면,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자책하기보다는, '아, 아직도 내가 쓰는 사람이라 그렇구나' 하고 조금은 스스로를 다독여 보는 겁니다.
매일 쓰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