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용기가 없다면 집에 있어야지

마리오도 있고 해리 포터도 있고

by 아카


놀이동산에 가면 늘 사람이 가득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긴 줄과 소음, 그리고 묘하게 올라오는 짜증이 디폴트로 따라오죠. 웃음소리보단 한숨이 더 먼저 나오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알면서도 또다시 놀이동산을 찾죠. 기다림 끝엔 더 큰 즐거움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일본 여행을 할 때였습니다. 입국심사 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 봤습니다. 앞에 서 있던 엄마가 계속 칭얼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기다릴 용기가 없으면 여행 못 가.
그러면 집에 있어야지.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말이 묘하게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결국 기다림을 통과해야만 시작된다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생각해 보면 여행도, 놀이동산도 다 비슷합니다. 줄 서는 시간은 지루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 속에서 종종 선택을 되돌리곤 됩니다. '괜히 왔나', '그냥 집에 있을걸' 같은 생각도 하고요.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비로소 장면이 바뀌고, 기다렸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삶도 주식 투자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싶었어요.


시작할 때는 모두 기대에 차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루함과 불안이 먼저 찾아옵니다. 당장 결과가 안 보이면 괜히 초조해지고, 남들이 빠져나간다는 말에 마음도 흔들립니다. 차리리 포기하고 다른 걸 선택하는 게 현명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끝까지 남은 이들을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버텼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기다림을 견뎌낸 사람만이, '수익'이란 열매를 맛볼 수 있었던 거죠.

놀이 기구를 타는 순간의 짜릿함도,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풍경도, 주식 투자에서의 결실도 모두 그 기다림 뒤에 있습니다.


요즘 저는 무엇을 하든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지금의 짜증과 불안은 정말 그만 둘 이유 일까?' 아니면 '통과해야 할 구간일까?' 하고요. 그 기다림이 싫어서 떠난다면, 어쩌면 애초에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없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다림은 힘듭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견뎌낼 때, 우리는 비로소 다음 레벨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여행도, 놀이동산도, 투자도 결국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줄에서, 끝까지 서 있을 수 있느냐고요.


오늘도 어딘가에서

줄을 서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아마 그분들은 이미 절반쯤은

도착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