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의 자구책

하루에 작은 틈을 만드는 일

by 아카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묘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흡연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갑니다.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돌아오는 그 시간 동안 자연스레 환기가 됩니다. 머리도 식히고, 몸도 움직이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죠. 업무 흐름 속에 작은 쉼표가 들어가는 셈입니다.그런데 저는 비흡연자입니다. 그래서 그냥 자리에 있습니다. 누가 "잠깐 쉬다 오세요."라고 말해 주지도 않고, 저 역시 굳이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라고 하지는 않게 됩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고 계속 앉아 있게 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차이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의지의 차이가 아니라, 틈을 만드는 방식의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흡연하는 분들은 담배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서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비흡연자는 그럴 명분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쉬지 못하고 계속 일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집중인데도, 어느 순간부터는 몸과 마음이 같이 지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저만의 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건 바로, 메모장을 열어 짧은 글을 쓰는 시간이었습니다. 잠깐 몇 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짧은 글로 남깁니다. 길게 쓰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걸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생각을 꺼내 놓는 정도일 뿐이니까요. 신기하게도 그 짧은 시간이 제게 틈이 되었습니다. 감정이 정리되고, 집중력도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잠시 멈춘 것 같은데, 오히려 더 잘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끔 농담처럼 말합니다.


월급 루팡 아닙니다.
비흡연자의 자구책입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담배로 틈을 만들고, 누군가는 산책으로 틈을 만들고, 저는 글로 틈을 만들 뿐이니까요. 방식만 다를 뿐, 결국 필요한 것은 같은 종류의 여백일지도 모릅니다. 쉬지도 않고 계속 나아간다고 효율이 좋아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잠깐 멈추는 시간이 있어야 다시 갈 힘도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쉬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오래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라는 걸요.


오늘도 저는 잠깐 작은 창을 열어, 제 하루에 작은 틈 하나를 만들어 봅니다. 아마 그렇게 만들어 낸 짧은 틈들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는 잠깐 작은 창을 열어,

제 하루에 작은 틈 하나를 만들어 봅니다.

아마 그렇게 만들어 낸 짧은 틈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