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고민해 보았어요.
나은 님, 안녕하세요.
편지로 고운 마음들을 부쳐 보내니 하루가 더 따뜻해지는 요즘입니다.
나은 님 저는 결국 독감에 걸렸어요. 계속 무리한 일정 속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 치여 살다 보니 몸에서 바로 신호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3일 내내 골골 대다가 이제 정신 차려서 나은 님께 편지를 써서 부쳐 보내 보아요.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 한참을 고민해보았어요.
책, 글, 사랑, 꿈, 도전, 쉼, 고민과도 같이 여러 단어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는 듯해요. 최근에는 아마 사랑과 쉼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쉼.. 저에게는 쉼이 너무나도 필요한 요즘이에요. 잠시 쉬면서 저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도 하고,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위선자의 마을도 너무 잘 읽고 있어요. 중간중간에 나오는 문장들이 마음에 콕 – 하고 박히며 잔상을 남긴답니다. 이번 화에서는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숨소리’가 가장 와닿았어요. 넘어가기 직전의 숨소리, 극한에 달한 사람의 상태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하기로 했다는 것 – 모두가 쉽사리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본인이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숨소리를 내쉬고 있는지도 모르는 때가 많기도 하죠. 그 숨소리를 알아차리고 응답하기로 한 것이 어쩌면 연에게는 가장 큰 결심이었지 않았을까요?
저도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숨소리를 알아차린 거 같아요. 2025년은 정말 저에게 감사한 한 해였기도 했지만, 모든 것들이 휘몰아친 한 해였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는 거 같더라고요. 항상 동아리 회장, 팀장, 이번에는 학부 대표까지 맡게 되면서 정점을 찍은 거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저에게 오는 모든 기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최근에는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숨소리’를 알아차리며 포기를 배운 순간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OECD 인턴십 추천 제도 공고가 올라와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교수님께 추천서까지는 받았답니다. 그러나 추천서 받고 나서 막상 지원서를 적어야 하는데 지원서가 안 적히는 거 있죠. ‘한 자’도 적고 싶지 않더라고요. ‘내가 이걸 왜 하려고 하는 걸까’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기회이니까, 포기하면 안 되니까 – 해서 지원을 하려는 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어요. 누가 봐도 좋은 기회이니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과, 내년에는 무조건 쉬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그냥 하지 말아야 하나 (배부른 소리인가)라는 마음이 공존해 있었어요.
예전 같았으면 신나서 적었을 지원서를 결국 마감일까지도 한 자도 적지 않은 채 지원을 하지 않았답니다. 여러 요인들이 저에게는 작용했겠지만, 내년에는 차분한 호흡으로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조용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어쩌면 저에게는 쉼이 가장 필요했지 않았을까요? 제 눈앞에서 너무 좋은 기회를 놓친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오리라 믿고 있어요. 그래서 나은 님의 새로운 도전을 더욱더 응원하게 되어요. 마케팅 직무에서 새롭게 도전할 나은 님의 모습, 기대가 되어요! 새로움이 가져오는 설렘은 또 하루를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거 같아요. 나은 님 앞에 펼쳐질 새로운 길과 모습들은 또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들과 여정들이 펼쳐질 순간들을 기대하며
편지를 마무리해요.
날씨가 부쩍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독감 조심하시고
무엇보다 사랑으로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