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리되 관절을 아끼세요.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12월 8일 월요일 문장밥
오늘은 책방의 두 번째 이삿날 입니다. 왜 두번째 이삿날이냐하면요, 셀프로 이사를 하다 보니 첫째날은 책을 먼저 이사시키고, 오늘은 가구와 나머지 짐들을 옮기는 날입니다.
두 이삿날 사이엔 하루 열두시간씩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길엔 틈틈히 책장 하나씩 옮기고 집에와서 늦게 자다보니 고된 일정 중에 몸살도 왔고, 가득차는 공간들을 어떻게 또 꾸리고 정리할지 막막함이 앞서지만요, 오늘은 정말 행복하고 벅찹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틈틈이 와서 다정한 손길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장 사랑하는 책, 앞으로도 아마 가장 여러번 읽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은 저의 인연 소설, 정세랑 작가 님의「시선으로부터」 의 문장을 차려봅니다.
지켜본 바 작가들이 이십년에 한 번씩 큰 변곡점을 그리지 않나 생각해봤습니다. ⋯⋯ 네, 여든살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여든 살에도 변화는 옵니다. 나이와 상관 없이 매일 그링믈 그리는 작가들이 있어요. 고된 행운인 셈이죠. 하여튼, 일종의 도약 지점 같은 것일까요? 그런 게 얼추 이십 년마다 찾아오는 걸 봅니다. 중간에 그만둬버린 사람으로서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별다른 노력도 없이 공짜로 그 멋진 변신을, 변태를 목격하는 일은 저에게 짜릿한 기쁨이었습니다. 기쁨을 잘 느끼는 사람이어서 지금껏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겠네요. ⋯⋯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의 이십년을 버텨내세요. 매일 그리되 관절을 아끼세요.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처음 읽을 때부터, 항상 읽을 때마다 눈물나는 문장이에요.
저에게 부적 같은, 아니 성경 구절보다도 더 크게 위로 되는 문장이랄까요.
여러분, 우리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맙시다.
매일 쓰되, 관절을 아낍시다. 마음과 몸을 아낍시다.
그럼 저는 마저 이사하러 가볼게요.
내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