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빛을 붙잡으며 | 시원

보송한 평안도 무사히 붙잡았길 바라는 마음으로 -

by 삶예글방


난리 난리 물난리가 났군요..

나은 님의 인스타그램과 편지를 보며 난리 난리 물난리에 저도 동시에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나은 님의 보송한 평안을 바라고 또 바랐답니다.


물난리 속에서도 나은 님의 편지 속에서는 진심 어린 안부와 위로가 담겨져 있었어요. 정신없는 와중에도, 편지 속에 담긴 따뜻한 위로에 감탄을 했답니다. 나은 님의 글은 제가 담을 수 없는 섬세한 언어들의 향연이 이어지는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사고 같은 충돌에 더 직면하고, 순화하지 않은 날 것의 순간으로 마주하고 언어화하는 것 – 어쩌면 저에게 가장 필요한 작업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목마름에 갈망과 질문이 피어나기까지의 첫 번째 추돌’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어떤 추돌이 있었을까 – 여러 갈증들과 갈망들이 동시에 피어나고 있는 요즘 가장 격렬하게 느끼고 있는 갈증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답니다. 제가 요즘 가장 느끼고 있는 갈증은 ‘글쓰기’ 뿐만이 아니라 ‘읽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지금은 정말 하루에 두세 권씩 읽을 정도로 미친 듯이 책을 읽으며 저의 갈증을 채워 넣으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지식에 대한 갈증, 알고자 하는 열망, 무언가를 계속해서 읽고 쓰고 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제가 가지고 있는 갈증들을 채우고 있어요.


여러 갈증들 사이에서 한편으로는 고요하게 일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퍼펙트 데이즈’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일상의 자리를 지키며 고요하게 나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영화를 통해 깨닫게 되었어요. 일상을 고요하게, 그리고 평안하게 보내는 것도 정말 큰 축복이자 감사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어요.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또 책을 읽고 싶을 때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일상이 당연하지 않은 일상이라는 것을 – 편지를 쓰면서도 깨닫게 되어요.



요즘은 질문들도 끊임없이 피어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질문하고 사유하는 인간’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답니다. 인간은 어떻게 인간일 수 있는가 – 와도 같은 철학적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여러 책들을 펼쳐보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사유의 출발점은 ‘파이 이야기’ (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로 유명한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시작되었답니다. 파이가 270일 넘게 바다에서 표류를 하면서 지킬 수 있었던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말이죠. 그 가운데 파이는 사랑을 놓지 않고, 작은 빛을 계속해서 붙잡으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은 결국 삶 속에 작은 빛을 붙잡고 나아가겠구나 – 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이 순간, 나의 작은 빛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해봅니다. 어쩌면 저에게 삶 속에 작은 빛들은 책 속에서 이어지는 거 같아요. 삶 속에서 작은 빛들의 일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책들을 펼치곤 해요.




나은 님의 일상에도 작은 빛들의 일렁임이 넘쳐나길 바라봅니다.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들과, 또 보송한 평안을 누리고 있으시길 바라며


시원 드림



(p.s.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어요! 곧 감상평과 함께 편지를 보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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