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창조하는 삶
수많은 이야기들이 중첩된다. 가만히 비 오는 창가에 앉아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를 펼친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글을 왜 쓰는가. 누가 읽을지조차 모르는 세계에 나를 던지는 행위. 그저 쓰는 것. 쓰는 것에 대한 창조성을 온전히 만끽하는 것.
지금 내가 어떤 책에 끌리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내 마음의 흐름이 드러난다. 책의 제목들 사이로 스며드는 내 생각들, 나를 구성하는 조각들이 비로소 언어로 머무른다.
창조하는 삶
글쓰기
창조하는 삶을 글쓰기를 통해 이루고 싶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나르치스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은지 혹은 골드문트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은지. 예술과 창조성을 추구하는 나르치스와의 삶과 지성을 추구하는 성직자인 골드문트의 삶을 그린 책이다. 나는 예술과 가까운가 - 지성과 가까운가 - 예술과 지성을 동시에 추구하고픈 마음은 그저 나의 욕심인 걸까 - 예술을 추구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어린 마음인 걸까. 철이 덜 든 걸까 -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예술, 창조의 삶.
창조하면서, 나의 세계를 펼치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의 마음들과 부유하던 생각들이 글자 위에 녹여들 때. 그제서야 나의 삶들이 펼쳐진다. 나의 창조는 글쓰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글을 쓰고 향유하는 것. 글자들을 마음속에 담아두며 새롭게 창조하는 것.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민들의 연속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대질문을 던져본다. 더 이상의 큰 질문은 던지고 싶지 않다고 다짐을 했건만, 어김없이 불쑥 찾아오는 대질문이다. 나의 삶의 모양들을 하나씩 다듬으며 살아갈 때, 더더욱 큰 질문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면 안 되는 걸까. ‘그냥’이 안 되는 사람으로서 마음속에 질문을 하며 나아간다.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까
욕심인 걸 알면서도 계속 창조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나의 삶을 직접 다듬으며 나아가고 싶다. 무엇부터 놓아야 하는 거지- 잡을 수는 없을 거 같다. 놓아야 한다. 무엇을 놓지. 욕심일까, 이상일까, 아니면..
우선은 쓰자.
쓰면서 여러 가지를 놓아도 보고, 잡아도 보자.
쓰는 세계가 나를 어디로 이끌지 기대하며 쓰는 것. 쓰는 걸 포기하지 않는 것은 나의 세계를, 삶을 포기하지 않는 행위임을. 무엇보다 - 사랑 - 을 포기하지 않는 행위임을. 나를 사랑하는 것, 너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는 것 모든 것이 -글- 을 통해서 나오는 것임을 쓰면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