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무용한 시간들 속에서

무용함을 찬미하며

by 삶예글방


어쩌면 무용한 시간들 속에서

그 사이에 흘러가는 것들을 보며

.

.


무용한 시간을 누리자고 다짐을 한다

무용한 것들의 쓸모

무용한 것들의 정처 없는 유영

유랑자와도 같은 무용한 시간 속에서의 흐름

사실상 무용한 것들은 없는 걸지도 -


유용한 것들, 우리의 삶 속에

무용함은 사실상 없기에


세상이 말하는 무용한 시간들은

어쩌면 가장 유용한 시간으로 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잠시 멈춰가자는 신호 - 일 수도,

내가 다져지는 시간 - 일 수도,

혹은 성장하는 시간 - 일 수도,

혹시 모르잖아 -


그 어떤 순간이든지

무용한 것들을 사랑해 보자는 다짐,


무용한 것들은 없고

나에게는 유용한 시간들만이

다져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

.

.



불완전함

미완성

공백

여백

틈새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의 미학


불완전한 것들을 사랑한다

미완성된 것들을 더 사랑하고

공백이 있는,

여백이 있는 삶을 사랑한다.


틈새 사이에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며

또 어떻게 사용될지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며



. . .



여백이 없는 삶은 아름다울까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삶


가끔은 모든 걸 채워 넣고 싶다가도

다 비우고 싶다.


.

.

.




공백의 시간으로

태초 그전으로,

태고의 시간이라고 하려나


자그마한 여백의 시간조차 허락해주지 않는 지금,

잠깐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누리지 못하는 걸까


공백을 여백을

불안해하지 말고

공백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시간을 기다리며

기다리기 -

누리기 -


틈새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을

존재를

나를

담아보자



(줍줍)



. . .


무용한 시간 속에 나를 맡겼다

흘러가는 대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맡겨보자고

그렇게 여름의 소리를 듣는다.



여름의 소리

매미가 더위에 못 이겨

나무 그늘을 위로 삼아 울고 있는 저 소리를 -


작열하는 태양 사이에

살아 숨 쉬는 이파리들의

춤사위를 지켜보기도 하고 -


구름이 제 갈길 가는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여름의 소리가 들린다.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소리



여름의 소리를 좋아하는 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와 함께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에


어떻게든 함께 더위를 이겨보자고

울부짖는 소리들이 맞물려서 나오기에


여름의 소리에 파묻혀본다.



묻혀보자




무용함 속에





여백의 시간 속에





공백의 시간 속에






틈새 사이에




나를 파묻자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고

묻지도, 말 걸지도 않은 채

가만히 사이의 시간 속에 묻히자




추욱 -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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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