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주체로, 걸어가는 것
그렇게 또 한 번,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
간절한 마음이 되는 것
살랑살랑 부는 바람 사이에,
나뭇잎들 사이에 비추는 햇살 사이에,
희망을 품어보는 것
그렇게 삶을 노래하는 것
<아침의 피아노> 를 읽으며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섰다.
읽고 있는 책을 덮고
잠시 눈물이 맺혔던 눈을 쉬어 본다.
마음을 만지는 글은 어떻게 쓰는 걸까.
삶의 마지막 순간 속에서 희망을 품은
문장들 위에 마음이 움직이는 걸 느낀다.
삶을 고찰하는 한 인간의 애절함,
간절함이 담겨서일까
빈 종이 위에 쓰인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나의 마음들도 하나의 글이 될 수 있을까
사랑의 주체, 삶을 노래하는 것
사랑의 주체가 되는 것
나를, 세상을, 삶을
사랑의 주체로 담아보는 것
사랑의 주체란
내가 나의 삶을 돌보고
내가 너를 돌보고
너가 나를 돌보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사랑의 주체로 한 걸음씩 내딛는 것
사랑의 주체로 살면서
가끔은 사랑을 부정할 때도
삶을, 사랑을 부정하는 순간들도 찾아오겠지만
그럼에도 – 사랑의 순간을 다시 믿어보는 것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
사랑의 주체로 조용한 날들을 지키는 것
행복
기쁨
감사
평화를 노래하는 것
사랑을 지킬 것
노래할 것
향유할 것
내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만이 내가 끝까지 사랑했음에 대한
알리바이이기 때문이다.
김진영「아침의 피아노」 p. 161
<아침의 피아노> 속에 담긴
한 철학자의 사랑에 대한,
삶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
죽음을 앞둔 철학자의 불안 속에, 고통 속에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이 있지만
그럼에도,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기 멈추지 않는 철학자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나는 사랑을 노래할 수 있을까?
요즘은 책 한 권을 읽을 때 여러 번 멈춰 서게 된다.
문장들 하나하나가 깊숙이 마음속에 파고든다.
마치 나의 가슴을 후벼 파듯, 그렇게 문장들이 나를 울린다.
문장들이 살아서 움직일 때,
그렇게 나의 마음속에 콕 – 하고 박힐 때,
삶의 모습들을 마주한다.
삶의 아름다움.
삶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삶은 아름다운가 -
고요하게 아름다움을 관조한다.
삶을 관조한다.
관조 속에 찾아오는 평온함, 잔잔함, 무심함
삶은 결국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정 가운데 놓인 순간들의 연속일까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이 채워지는지,
하나씩 차곡차곡 쌓여가는 마음들을 바라보는 걸까 –
그렇다면 나의 삶 속 아름다움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고요함 속에 깃든 평안일까
찰나의 순간 속에 느껴지는 따스함일까
혹은 적막함 속에 가만히 찾아오는 고독일까
어쩌면 나의 아름다움은 고독의 상태에서 씨앗을 품고 있는 게 아닐까
고독의 상태마저도 아름다운 걸 깨달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이 꽃피우는 게 아닐까
철저하게 고독의 순간에 갇혀 있을 때,
고독함 속에서 피어나는 사유와 의문들을 품고
나를 가만히 들여다볼 때,
다시 찾아오는 평화와 고요함이
고독과 고요와 함께 손을 맞잡을 때
그렇게 고독을 마주한 사람이 사랑을 품을 수 있는 것처럼
고독 이후에 오는 사랑을 다시 마주하고 맞이한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걷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여러 인생들의 안녕을 바라는 것
그렇게 사랑의 주체로 살아갈 때,
삶의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사랑의 주체로 걸어가 본다.
삶을 노래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이다.
그리고 또 한 번,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