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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terry Aug 21. 2022

인생의 저항들 - 여덟 번째 이야기: 20대 이야기

땅 끝까지 파기


 ‘노력가의 가장 큰 결점은, 너무 노력하다 작은 구멍을 파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올려다봐야 할 하늘에서 너무 멀어진 자신을 발견하지. (중략) 파고, 파고 또 파서 지구에 구멍을 뚫어라. 그러면 반대쪽에서 뻥하고 파란 하늘이 보일 게야.’   - [만화 (바텐더) 중에서]   


 세심하고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주변에서 많은 피드백을 해줬다. 그만큼 사소한 것에 많이 신경을 썼었다. 그래서 위의 말에 더 공감이 되었다.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나타내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는 ‘왜 이렇게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냐? 크게 하나하나 봐야지. 작게 하나씩 신경 쓰다 보면 아무것도 안 된다. 의미 없다고’ 란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리고 시야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유리하다는 조언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넓게 생각하려 노력했다. 그 일환으로 뭘 하나를 하더라도 보는 눈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많이 시도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위의 생각을 통해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것을 해결해주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일상생활의 디테일한 것들을 놓치기 시작했다. 가족들과의 짧지만 의미 있는 대화 나누기, 산책하면서 주변 환경 모습 관찰하기, 내 건강을 위해 조금씩 운동하기, 돈 조금씩 관리하기 등. 이런 것들을 놓치면서 마치 구멍이 숭숭 뚫린 치즈와 같이 되었다.      


 훈련의 입장에서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디테일을 미친 듯이 추구’한다. 단 하나의 멘트로 인해서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지기도 하고, 식당 한 곳에 수저가 제대로 안 채워졌을 때 식당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지는 것처럼. 디테일만 보았을 때는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점점 모이다 보면 그림의 풍요로움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는 다시 디테일한 부분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동일한 문장으로는 ‘모든 것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훈련한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최고 수준이 아니지만, 그래도 디테일한 부분에 맞춰서 해낸 것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하루에 하고 싶은 목표를 쪼개서 매일 실천한 것'이다. 20대 내내 인생 최고의 책이라 생각했던 '습관의 재발견'에서 나온 전략을 나한테 적용한 것이다. 영단어 1개 매일 외우기, 하루에 한 문장 쓰기, 피아노 테크닉 하루에 10분 연습, 하루 1페이지 독서하기, 팔굽혀펴기 하루에 1번 등. 이를 2년 반 매일 했고, 엑셀 표에다 매일 표시하면서 진행 여부를 체크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서 현재 글을 쓰는 데에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바텐더의 말처럼 ‘끝까지 파고들어 반대편을 뚫어버리는’ 그 말을 내 삶에서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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