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브로콜리 너마저 - 춤

[ㅈ] 자꾸 내가 발을 밟아

by 이허생


쓰기 위해 쓰는 휴가는 독립출판물을 만들기 위해 떠난 집필 여행의 기록입니다. [J]와 [ㅈ]가 함께 쓰는 글이라, 같은 제목의 글이 두 편씩 업로드됩니다. 에피소드 제목은 그날을 가장 잘 담은 노래이니 들으며 읽으시길 권합니다. - ㅈ


J의 첫 휴가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오래전부터 선명하게 그려오던 '정상적인' 휴가의 그림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도쿄는 어떻냐고 넌지시 물었던 기억도 났다. 거절할 이유도, 거절하고 싶은 생각도 없는 제안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말을 꺼내고 말았다. 뭐든 생각이 떠오르면 J에게 주절주절 해야만 하는 습관 탓이다. 한참을 신나게 떠들고, 후회했다. 첫 휴가로 이런 제안을 해버리다니...


'비정상적인' 휴가를 제안한 나는, 말을 꺼내놓고도 선뜻 밀어붙일 수 없었다.


다행인지 개다행인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승낙을 받았다. 승낙이 떨어지기까지 몇 시간을, '초조했다' 정도의 건조한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받아쓰기 공책을 내밀고 채점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거, 우리라서 갈 수 있는 휴가네?"


언제나 그렇듯, J는 내가 어설프게 흘린 말을 꼼꼼하게 주워다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래, 내가 주절주절 늘어놓은 말의 요지가 바로 저거다!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우리니까, 마침 각자 만들고 싶던 독립출판물 원고도 밀려 있으니 이런 휴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거였다.


"응. 같이 가자."


받아쓰기 공책을 돌려받은 나는 괜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생각에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하고 미적지근하게 고개를 끄으덕였다.


이로써 먼저 이야기가 오갔던 도쿄 여행을 무르고, J의 첫 휴가이자 함께 보내는 첫 휴가는 집필 여행이 되었다.


우리의 여행 계획은, 일주일간 같이 지내며 글을 마음껏 쓰자는 것 딱 하나였다.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
자꾸 내가 발을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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