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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Nov 07. 2020

FA컵, 우리 축구 모두의 순간

세상은 운동장, 모두의 운동장의 결승

FA컵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축구란 지점 중 하나다. 최소한, 참가팀의 규모만큼은.

프로리그의 팀부터 실업팀이나 대학팀들까지 함께하는 FA컵의 매력은 분명히 폭넓게 존재하고 있다.

평소 중계방송이나 언론 취재의 영역에 잘 노출되지 않는 경기장들이 예선 라운드부터 함께한다.

낯선 팀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상위 라운드에 오르내리고 다양성을 품은 축구의 맛이 펼쳐진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먼 우리의 FA컵, 포털에서 FA컵을 검색하면 잉글랜드 FA컵이 먼저 뜨는 구조, 

그러나 매년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장 많은 팀이 함께하는 "대한축구협회" 주관의 대회로 자리한다. 


철저하게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대회, 봄에 시작해 가을까지 이어지는 FA컵은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졌다.

FA컵 특유의 "언더독 반란"이나, "자이언츠 킬링"은 없었던 2020 하나은행 FA컵,

K리그 우승과 준우승팀이 다시 컵대회 결승에서 만나는 어쩌면 뻔한(그러나 결코 흔하지 않은) 대결이다.

이미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과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울산의 만남, 이미 치러진 1차전은 무승부.

말 그대로 치열하고 대등한 상황으로 일요일 오후, 2차전에서 모든 것의 결말을 보여줄 예정이다.


리그의 우승을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험했던 전북현대는 또 한 번의 우승이 홈에서 가능해진 상황,

우승권이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에 그친 리그를 돌아보며 반드시 FA컵을 차지해야 하는 울산,

분명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는 FA컵 2차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많다.


FA컵 자체만 놓고 보면 전북이 더 우승과 먼 기억이다. 전북이 마지막으로 이 대회 우승컵을 든 건 2005년.

2013년 준우승 이후, 결승 진출도 오랜만인 상황. 그에 비해 울산은 비교적 최근인 2017년 우승팀이다.

이듬해인 2018년에도 결승에 진출했지만, 우승은 대구FC에게 내줬던 울산. 2년 만에 다시 결승전 무대다.

-2018년 우승팀인 대구나 지난해 준우승인 대전코레일, 2015년 준우승 인천처럼 극적 상황은 올해 없다.-

결국 이 하나의 트로피를 향한 긴 여정. 한편으로는 올해 FA컵이 극적인 반전 요소가 없긴 하지만...

우승후보로 언급되는 말 그대로 강자끼리 제대로 붙었다는 점에선 오히려 더 볼거리가 많기도 한 상황,

울산이 좀 더 간절할 듯 한가운데, 원정에서 득점을 기록하고 온 홈팀 전북의 여유가 더 크게 느껴진다.

 

과연. 2020년 우리나라에서 펼쳐지는 축구 가운데 K리그 클럽 중 마지막 우승 팀엔 누가 이름을 올릴까?

1부리그 전북과 2부리그 제주의 우승 이후, 이제 남은 마지막 우승컵의 주인공이 결정될 내일이 기대된다.


늘, 이 대회에 대한 아쉬움은 이 같은 흥미진진함에 대해 대부분 잘 모른다는 것, 

대회의 권위는 스스로 만들어야겠지만, 그 홍보와 전파는 늘 아쉽다.

FA컵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가장 높은 자리의 위엄이 좀 더 자리할 수 있길 기대하며.

마지막 승부, FA컵 결승전을 모두 함께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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