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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Nov 20. 2020

왜, ACL은 인기가 덜할까?

세상은 운동장, 내 거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우리 팀

단도직입적으로, K리그 클럽들은 국가대항전에서 오히려 그 인기가 덜한 경향을 보이곤 한다.

심지어 리그에서는 인기가 있는 팀들조차 AFC 주관 아시아 챔피언스 대회에선 시들한 모습,

특히 우리의 축구 여건에 절정이라 할 A대표팀 경기에 열광하는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왜? 

UEFA 주관 챔피언스리그는 출근을 앞둔 새벽에도 졸린 눈을 비비며 보는 축구팬이 많은데,

주변에서 가깝게 있는 우리 동네 팀들의 경기가 국제적으로 펼쳐지는 순간의 관심은 높지 않다.


올 시즌에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특히 더 쉽지 않았던 ACL, 클럽축구대항전이 이제 다가온다.

중동 쪽 클럽들은 이미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를 모두 치러 결승 진출팀이 결정된 상황,

-이란의 클럽, 페르세폴리스가 이미 결승에 올라 동부지역 예선과 결선라운드를 기다린다.-

12월까지 어찌 됐던 축구는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상황에 우리 K리그 클럽은 4팀이 도전 중이다.


우승 경쟁을 펼쳤던 전북과 울산, B그룹에서 강등 탈출에 총력을 쏟았던 슈퍼매치업 수원과 서울.

이 4팀은 나름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자, 인기팀. 하지만 과연 ACL에 그만큼의 관심이 함께할까?


우리 곁에 클럽 대항전 ACL, 그 인기가 덜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AFC의 대회 운영에 미숙함이나 상대팀의 이름값에서 그리 매력이 없다는 점은 매우 크다.

출전 선수 명단을 보면 낯선 이름이 많고 관련한 미디어의 관심도 덜하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그것만이 ACL의 덜한 인기와 국가 대항전스럽지 못한 분위기의 전부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ACL에 대한 무심함(?)이 우리 K리그의 위기에 정확한 반증일지 모른다.


자, ACL 첫 출전을 이뤘던 2019년 대구FC를 떠올려보자. 나름 이 대회를 축제처럼 즐겼다.

도시에서는 이 대회를 매우 뜨겁게 받아들였고, 팬들은 첫 도전에 열광하며 원정 응원도 나섰다.

왜냐고? 새로운 구장과 함께 대구FC에 대해 우리 팀이라는 자의식이 강하게 형성됐기 때문,

팬들에게 대구는 동네를, 우리 지역을, 우리 도시를, 대표하는 팀이자 자랑스러운 상징이 됐다.

그런 이유에서 올 시즌도 ACL 출전권을 절반 이상(?) 확보한 시즌 결과에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물론, 이제 펼쳐지는 ACL 남은 일정, 우리 K리그 팀들의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 관점에서 돌이켜본다면 답은 쉽다. 우리 동네에 있는 축구단에 대한 애정, 관심.

연고지 클럽을 우리 팀처럼 여긴다면, 결국 각 동네에서 국가대표 축구를 보는 것과 다를 것 없다.

국가대표를 좋아하는 이유, 대구FC가 성공한 이유, 바로 하나의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는 것!

ACL이 소중한 건 우리 팀이 소중하기에 가능할 수 있는 논리, 지금 진출팀들도 과연 그럴까?


팬 규모가 그리 많지 않은 K리그, 결국은 시장을 키워야 한다.

K리그가 살아야 자연스럽게 ACL도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려면? 우리 팀이 되어야 한다. 

답은 멀지 않다. 축구단이 우리 팀일 때, 그들의 도전에 모두 열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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