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운동장, 희소성 더 높아질 2020 한국시리즈
한국 프로야구 정상을 놓고 펼치는 마지막 승부, 한국시리즈는 딱 두 팀에게만 허락된다.
한 팀은 정규시즌 우승팀, 1년 동안 100경기가 넘는 시즌을 치르며 가장 잘해온 팀이다.
144경기 동안 83승,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늘 3~4게임 유지하며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NC,
대단한 시즌을 보내며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영광도 차지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릴 만큼 전력적으로도 강한 NC란 점은 다가오는 한국시리즈를 더 기대하게 한다.
아쉬움이라면 그 우승이 준 선물, 한국시리즈를 새 홈구장 창원NC파크에서 못 치른다는 것.
상대팀 두산은 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다. 마지막 날, 최종 순위가 3위로 결정된 두산.
그 효과 덕에 앞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비교적 여유 있는 시리즈 승리를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온 LG에겐 내리 2연승, 창단 첫 가을야구의 kt에게도 단 1패만 내줬다.
상승 곡선을 타며, 단 두 팀에게만 허락된 자리인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쥔 두산, 연속 우승도 노린다.
하지만. 이 두산 역시 홈인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역시 치르진 못한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역대 한국시리즈를 가장 많이 펼쳤던 공간이기도 한 잠실.
-예전에는 한국시리즈의 끝자락인 5,6,7차전을 중립구장 경기로 잠실에서 치르곤 했다는 거.-
올해는 중립구장인 고척돔에서 7차전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
코로나19 탓에 늦어진 시즌, 그래서 추위를 대비해 내린 결론.
쉽게 줄어들지 않는 역병 탓에 관중 숫자도 앞서 펼쳐진 포스트시즌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 나온다.
1.5단계의 방역 상황에서는 대략 4천여 명 정도만 한국시리즈를 현장에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출팀만큼이나 제한된 사람에게만 허락된 한국시리즈, 관중석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세상의 흉흉함을 감안할 때, 그깟 공놀이가 위험함을 담보해서는 안된다.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안전과 방역이 우선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은 더 안타깝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정상적으로 만원 관중의 응원과 함께할 수 있을까?
야구 자체를 보고 즐기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조금은 더 흔한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예전부터 봤던 그 세상의 야구장을 다시 보는 일은 언제쯤 가능할까?
한국시리즈 1차전이 예정된 11월, 가을의 끝자락. 마음 한편의 서늘함은 포근한 날씨와 대비될 만큼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