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적인 처음, 첫 우승

세상은 운동장, 처음 경험하는 운동장의 절정

NC가 우승했다. 창단 첫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팀 창단 9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 지난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함께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던 NC.

결국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선수부터 구단, 팬들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2016년 한 번의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었던 NC였기에, 이번엔 가능성도 높았다.

구단의 역사를 빠르고 높게 만든 2020 시즌 NC의 돌풍, 신생구단의 우승은 매우 가치 있는 기록이다.

그렇다면. 우리 프로야구에서 원년 멤버가 아닌 새롭게 합류한 팀들은 우승을 언제쯤 맛봤을까?

신생구단의 이름으로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한 팀이라면 1990년 LG 트윈스를 들 수 있다.

우승 한번 못하고 떠나간 MBC 청룡을 인수한 첫 해, 바로 우승을 차지했던 LG.

1994년에도 정상에 올라서면서 왕조에 이름을 올리는가 했지만, 이후로 아직까지 우승은 없다.

프로야구 원년 6개 멤버 중 가장 자주 이름이 바뀌었던 인천팀, 삼미부터 청보, 태평양까지..

약팀의 기운이 가득했던 우울함은 1996년부터 쓰던 이름, 현대 유니콘스와 함께 1998년 우승했다. 

창단 기준으로 3년 만에 거둔 성과, 이후 2000년대 초반을 장악하며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로 더 이어지지 못했던 팀의 역사는 해체 수순을 밟았고 히어로즈로 재창단된다.

신생팀으로 다시 이름을 올린 우리 히어로즈, 그리고 넥센과 현재 키움까지. 아직 우승은 없다.

원년 구단을 이어받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신생구단, 한화그룹이 1985년부터 준비한 이글스.

1986년 공식 창단식과 함께 1군 무대에 선 빙그레 이글스. 꾸준하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맞상대는 대부분 당시 최강 해태, 4번의 준우승을 맛본 빙그레는 94년 한화로 이름은 바꾼다.

그리고 마침내 1999년 한화 이글스는 팀 창단 이후 첫 정상에 선다. 무려 14년이나 걸렸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없었던 새로운 팀의 창단이었던 쌍방울 레이더스,

늘 약팀으로 어려운 약자의 이미지만 가득했던 레이더스는 결국  IMF 시절 해체된다.

그리고 이 팀의 일부를 승계한, 그러나 거의 새로운 창단에 가깝게 만들어진 팀이 바로 SK 와이번스,

2000년 창단과 함께 어수선한 모습도 있었지만, 2007년 SK 와이번스는 통합 우승을 차지한다.

그 이후 6년간 한국시리즈에 연이어 진출하며 3번의 우승을 차지, 왕조 구축에 성공했다.

 

새로운 팀의 우승은 이번 NC가 5번째. 리그에 이름이 있지만 우승을 못해본 구단은 2개다.

신생구단인 키움과 kt가 아직까지 우승컵은 없다. -그러나 이 두 팀은 올 시즌 가을을 함께했다.- 

새 팀이 새 운동장과 새 연고지, 새 팬들과의 적응을 위해선 우승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다.

창원을 새롭게 야구로 뜨겁게 달군 NC의 질주, 준비된 팀이자 리그 팀들의 새로운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과 2년 전 리그 최하위였다는 점에서 더 대단한 성과란 평가도 함께한다.

-심지어 당시 NC는 마산구장의 마지막 시즌을 최하위로 보내며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들었다.-

최하위였던 시즌 다음인 2019년, NC는 그토록 열망하던 결과인 새 야구장과 만났다.

창원 NC파크 첫 시즌인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갔지만, 가을을 잠실에서 끝났다.

뭔가 축배를 들고 싶었던 새 야구장은 가을을 맛보지도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그리고 2020년, 첫가을야구를 기대했던 창원 NC파크. 뜨거움은 가득했고 압도적 1위로 기대는 컸다.

결과적으로는 원했던 결말에 이른 NC,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우승의 순간을 고척에서 했다는 점 정도?

어쩔 수 없는 시즌, 힘들었던 2020년에 가장 뜨거운 팀은 NC로 마무리됐고 그렇게 야구는 끝났다.

NC가 한국시리즈를 차지한 다음 날, 야구가 모두 끝난 1년 중 가장 우울한 날이 된 오늘. 

새 팀이 새 구장에서 우승을 맛볼 수 있는 야구의 시간을 기다리며, 긴 야구 없는 겨울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