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운동장, 그러나 운동장이 없다!?
비시즌인 겨울은 준비의 시간, 짧은 휴가를 보낸 뒤 봄이 오기 전 저마다 전지훈련을 떠났다.
우리나라보다는 따뜻한 곳, 야구의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났던 "프로야구 스프링 캠프"
하지만, 올 겨울에는 해외 캠프는 불가능하다. 모두 다 함께 국내에 머문다.
야구단에겐 어떤 어려움이 이 겨울 기다릴까? 지난 축구단의 국내 전훈의 후속 편이다.
야구단의 훈련은 구단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통 2월에 펼쳐진다.
과거엔 물론 마무리 훈련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프링 캠프가 이어지는 경우도 흔했다만.
2010년대 꾸준히 선수협과의 협의를 거치며 정해진 이른바 "비활동 기간"이 존재한다.
고로 선수들은 12월과 1월, 단체 훈련에 동원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권리를 보장받는다.
2월이 되는 시점에 맞춰 공항이 야구단으로 붐볐던 것 역시 이 같은 이유,
하지만 올해는 2월이 되더라도 최소한 "공항"이 붐빌 일은 거의 보기 힘들 듯하다.
-제주에 전지훈련을 떠나는 팀이 있을 수도 있으니, 공항을 찾는 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축구는 더 흔했던 제주 전지훈련조차 쉽지 않은 야구단의 사정, 종목의 특성이 크다.
야구단의 전지훈련의 특성을 보면 마냥 따뜻한(?) 제주가 무조건이 아니라는 것.
일단 제주의 이맘때 기후를 떠올려보자.
날씨는 중부지방보다 따뜻하겠지만, 1년 내내 강한 바람은 겨울에도 여지없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너무 심한 바람은 훈련 성과에 그리 도움을 주지 못한다.
거기에다가 야구 전지훈련을 위한 시설이라는 관점에서 제주는 더욱 어렵다.
야구장이 최소 2면 이상, 또 실내 훈련까지 더해야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춰지는 캠프의 날들.
제주 전지훈련은 환경적 요인으로 쉽지 않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전지훈련의 섬은 아마 일본 오키나와. 2월이면 춥지 않은 날씨를 자랑한다.
일본팀들에게도 인기 있는 전지훈련지. 캠프가 가능한 야구장 공간만 수십 개가 넘을 만큼 환경이 우수하다.
하지만, 섬이라는 특성에 바람은 심하고 또 지리적 위치상 때때로 비가 내리는 날들이 적지 않았다는 거.
해외도, 제주도, 다 쉽지 않은 2021년의 스프링캠프. -사실상 윈터 캠프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유에서 많은 팀, 특히 남쪽에 연고를 둔 팀들은 홈구장이나 2군 경기장, 제2 구장 등을 사용한다.
야구장을 2개 이상 쓰겠다는 구상으로 캠프 장소를 이원화시키는 팀들도 이들 중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추운 중부 지역의 팀들 가운데 고척돔을 쓰는 키움의 상황은 그나마 고민이 덜한 편.
또, 부산 기장의 현대차 드림 볼파크를 차지한 kt는 다가오는 캠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팀들이다.
추위라는 요소는 야구에서 부상과 직결되곤 한다. 딱딱한 땅과 굳어있는 몸은 정말 위험하다.
훈련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만큼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인근 팀들 끼지 연습경기는 용이하다는 점, 벌써 일정 조율 중인 팀들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축구와는 다르게 국내 팀끼리 캠프 기간에도 마주 맞대결을 펼쳐왔기 때문일 터.
과거 일본 전지훈련에서 열렸던 오키나와 리그가 올해는 "낙동강 리그"와 같은 이름으로 펼쳐질 듯하다.
코로나19가 만든 특이한 풍경, 힘들고 위험할 수 있는 도전.
하지만, 뭔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를 2021 시즌의 시작, 스프링캠프(아니, 윈터캠프).
긴 야구의 겨울을 좀 더 흥미롭게 그리고 가깝게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온다.
아무래도 먼 곳의 소식보다 좀 더 흔히 들려오고 자주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야구의 겨울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