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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Dec 14. 2020

스토브리그, 억 소리 넘치는 겨울

세상은 운동장, 겨울의 운동장은 스토브가 필요할만큼 냉혹할지도

스토브리그에 대한 관심으로 야구에 대한 그리움에 위로를 받는 겨울,

말 그대로 "억"소리가 넘쳐나는 소식, 야구팬은 그 액수와 변화한 팀에 관심이 뜨겁다.

'누가 얼마에 어디 유니폼을 입었더라'라는 이야기가 주된 이 시기의 관심사라 할 터.


화려한 프로야구의 특징은 늘 스타들의 환상적인 모습에 집중하곤 한다.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 엄청난 기록, 우승이라는 화려한 결말 같은 것들...

그 화려함들에 의한 당연한 결말처럼 따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타들의 계약,

특히 FA(자유계약) 계약은 노력이라는 과정에도 불구, 로또처럼 부러움의 대상이다.


수십억이라는 액수가 쉽사리 언급되는 스타 선수들의 계약은 겨울 야구의 메인 뉴스.

하지만 과연 모두가 이렇게 화려한 것인가를 떠올리면 그렇지 못한 부분이 더 흔하다.


팀과 인연이 더하지 못해 떠나가야 하는 선수들은 더 뛰는 것에 모든 걸 건다.

야구라도 더 할 수 있다면 연봉은 큰 상관없이 계약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

이 겨울철 화려하고 대단한 계약의 뒤편에는 상대적 박탈감이 가득한 이야기도 많다.


어쩌면 프로스포츠에선 당연할지 모를 법칙,

시장논리에 맞춰 가진 능력에 대한 정당한 계약이 이뤄지는 건 누굴 탓할 수 없다.

이 모든 건 공정성에 바탕을 둔 우리의 규칙이란 점에서 더 그런 지점이 크다.

수치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야구의 특성은 이 모든 것이 당연하단 논리를 만든다.

선수들에게도 이런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노력(?)이 더해지곤 한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정의롭고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스포츠라는 장르가 우리에게 주는 큰 매력은 도전과 희망이라는 요소,

돈의 논리가 가득해진 프로들의 세계, 엄청난 규모의 계약은 때때로 묘한 절망감을 준다.

"연습생 신화", "수년간의 무명생활 끝에 이룬 대박 계약", 같은 이야기도 흔하지만...

그 대단한 뉴스 사이에 잊히는 무수한 선수들도 있다는 건 인지하지 못한다.


프로라는 이름에서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논리.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포츠를 보는 마음은 때때로 서글프다.

대박 계약 선수들에게 보내는 환호만큼, 힘겨운 선수들도 떠올릴 수 있는 겨울이 되길.


어찌 됐던. 이 계절은 좀 더 따스함을 찾아야 할 계절 아니던가.

오늘 라팍에 온 오재일만큼이나, 오늘 다른 유니폼을 입은 정인욱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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