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원PD Jan 12. 2021

긴 협상, 그리고 연봉조정

스토브리그, 달리기를 준비하는 시간

한 해의 시작, 하지만 프로야구에 있어서는 아직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 이어지는 1월.

이 시기의 야구계 소식은 대부분 "돈"을 바탕에 둔 소식들이 가득하다.


초반에는 FA 계약이 대부분의 소식보다 앞서기 마련, 떠난 자와 남는 자들이 교차한다.

각각 팀에서 원하는 포지션, 원하는 선수를 얻는 환호가 있는가 하면 놓친 아쉬움도 있다.

어마어마한 금액에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계약이 이뤄지며 동경과 감탄도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쉬움과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도 있기 마련인 FA 계약.

비슷한 시점에 이뤄지는 외국인 선수 계약은 흐르던 소식이 맞았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해가 바뀌며 소속팀과 기존 선수간의 연봉 협상도 서서히 마무리에 이르는 시점에 이른다.

올 시즌은 분명 계약의 속도가 다른 해보다는 늦은 듯하다. 코로나19의 여파라 여겨진다.

해외에 나가지 않는 여유와 팀의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지점이 교차하며 속도는 느려졌다.


이 모든 협상과 계약들은 야구 없는 겨울, 그나마 야구를 떠올리고 추억하게 하는 계기,

야구팬들에겐 사소한 소식이 없다. 작은 뉴스에도 다가오는 시즌을 상상케 만든다.

선수들은 어쩌면 본인의 가치를 평가받는 시간이기도  한 연봉 산정. 분명 괴로움도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계약이라는 건 분명 어디에도 없을 터. 타협과 조정이 이어지는 시간이다.


누군가는 삭감이라는 통보에 아쉬움을 느낄 때, 다른 누군가는 인상이라는 결과를 만난다.

지난 시즌에 대한 평가와 다가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 그 사이 무게감은 구단의 결정,

모두가 합의점에 이르긴 힘들겠지만, 대부분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를 꿈꾼다.

눈이 녹을 시점쯤엔, 모두가 끝나서 봄의 훈련이라는 스프링 캠프를 준비하는 것이 프로야구의 시간표,

그럼에도.


쉽게 마무리되지 않는 계약의 시간, 그 사이에서 길어지는 협상은 분명 피로감을 준다. 

맞춰지지 않는 이해의 거리는 때론 협상의 끝이라 할 연봉조정 신청까지도 이르기도 한다.

FA 협상으로 길어지는 논쟁에는 어쩌면 다 타협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쉽지 않다.


긴 협상의 피로는 때론 시즌을 위한 준비의 시간, 달리기를 시작할 순간까지도 이어진다.

팬들에게는 선수와 구단 모두를 비난하게 만드는 지점은 아마 캠프까지 마무리 못한 계약,

시즌을 준비하며 열심히 달려야 할 그들이 운동장이 아닌 곳에서 힘을 쓰는 것 아닐까?

계약 테이블에서 줄다리기를 하느라, 정작 몸을 만들고 힘을 기르는 시간을 놓친다.

이 시간까지 이르지 않는 노력이 지금, 겨울의 한가운데 치열하게 선수와 구단에 펼쳐진다.


겨울이라고 마냥 쉴 수 없는 선수들의 시간표는 몸과 마음부터 모든 것이 함께 움직인다.

구단도 이는 마찬가지. 선수단 구상과 구단의 지출, 올 한 해의 쓰임을 모두 구상해야 한다.


우리에겐 그저 야구가 쉬어가는 시간, 하지만 긴 협상과 여러 조정들은 이 겨울. 시즌만큼 치열하다.

야구를 기다리며 준비를 하는 이 시간이 어쩌면 각 구단들에겐 가장 야구를 치열하게 하는 순간,

비활동이라는 이름의 기간을 보내는 선수들도 역시 마찬가지, 시즌만큼 치열한 스토브리그,

이 겨울에도 야구는 여전히 펼쳐진다. 조금은 다른 형태로, 어쩌면 우리 삶과 더 비슷하게.

작가의 이전글 쉽진 않지만. 겨울을 달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