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싶지만, 달릴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 질문
겨울 이적시장의 in-out은 숙명과도 같은 것, 피할 수 없고 어쩔 수 없다.
저마다 이 시장에 대한 평가와 가치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은 기대와 추측이다.
이적시장에서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승자, 란 평가를 받은 팀의 몰락도 드물지 않다.
반대로 별다른 기대 없는 영입에서 팀의 내일을 만나는 경우도 의외로 자주 만난다.
손익 계산서가 애매했던 팀 간의 차이는 그 결과에서 의외의 반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누가 승자인지, 또 패자인지, 알 수 없는 이적시장의 불투명성,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1 시즌을 앞둔 K리그, 특히 축구의 이적시장은 올겨울,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예측을 하기조차 어렵고, 매일매일 새로운 소식들이 이적 시장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다.
거물급인 선수들이 팀을 옮기며, 다가오는 시즌에 다른 유니폼을 예고한 점은 흥미롭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모두가 기대감이 더 큰 계절이기에, 이적 시장도 그런 관점에서 움직인다.
그런 가운데. 아무리 봐도 빼앗기는 것만 너무 많아 보이는 대구FC의 겨울은 심상치 않다.
ACL까지 진출하며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선수층에 보강이 필요해 보였던 시민구단 대구,
하지만 여지까지 이적시장에서 대구의 손익 계산서는 분명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는 거!
팀의 분명한 역할이 있던 선수들,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확실한 1군 자원들의 이탈부터 시작됐다.
노쇠한 외국인 선수의 결별까지는 그래도 다른 대안을 준비한다는 기대감으로 버틸 수 있었다.
부상으로 팀의 합류가 다소 늦어지는 주축 공격수, 군 입대 역시 어쩔 수 없는 부분, 대비를 하는 모습도 있다.
여러 가지로 어쩔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는 것.
하지만, 팀의 주축이자 미래로 활약한 선수들까지 떠나거나 불안정해지는 건 팀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새 시즌을 대비해 일찌감치 전지훈련을 떠난 팀의 오늘은 아마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을 터.
전지훈련지의 선수들 모두가 뜨겁게 달리고 있겠지만, 뭔가 팀에서 달릴 선수들 자체가 사라지는 듯 한 상황,
모든 것에 대한 대비와 고민이야 당연히 함께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지켜보는 시선은 불안함이 우선한다.
남아있는 이적 시장의 기간은 또 다른 희망의 이야기가 함께하리라 믿어보지만, 일단 지금까진 아픔이 크다.
겨울이라는 제한된 시간은 어디까지 시작의 봄을 위한 긴 호흡의 준비운동. 이 달리기는 그래서 소중하다.
자칫 지금 놓친 소소한 것들이 다가오는 시즌에는 얼마나 큰 무게감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기에...
그 모든 것들을 최대한 보수적이고 부정적으로 본다면, 지금 대구의 겨울은 빼앗김이 너무 커 보인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봄은 불안하고 그간 보여줬던 아름답던 하늘색 꿈은 위태롭게만 느껴진다.
너무나 화려했던 지난 몇 년간의 기억들이 다가올 시간에 대한 부담의 깊이로 돌아온 것이다.
남겨진 시장에서의 새로운 승자로 대구가 기억된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전력 보강이 마무리된다면?
혹시 다른 팀들의 발 빠른 시간표에 우리가 달려야 할 타이밍을 놓쳤다면? 이런 걱정들이 지워지지 않는 겨울,
걱정보다는 응원과 기대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불안감이 지금, 대구에는 함께한다.
부디. 중반을 넘어선 이 겨울, K리그의 스토브리그에서 마지막 승자가 대구로 기억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