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a del rey
올해 첫 패들링을 갔다.
날이 좋았다.
영상을 잘 찍어보려고 체스트마운트를 착용하고 패들링을 했다.
이로 인해 평소 패들링 각 보다 팔을 더 뻗어야 해서 힘들었다.
영상 결과물이 좋지 않았다. 패들링도 더 힘들었고 결과물도 안 좋아서 헛웃음이 났다. 헛웃음 웃다 보니 찐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그냥 웃었다.
다음부턴 그냥 예전처럼 보드 앞쪽에다가 고프로 붙여놓고 탈 생각이다.
그래도 물에 안 빠지고 재밌게 잘 탔다.
아,
상어도 봤다. 얼룩덜룩 갈색 무늬 상어였다.
언젠가 한 번은 물속에 시커멓고 커다란 물고기 등을 패들로 때린 적도 있다.
패들을 꽂았는데 안 들어가고 미끄덩하길래 이게 뭐야 봤더니 시커멓고 커다란 물고기.
내 패들에 맞고도 놀라 펄쩍대지 않고 가만히 가던 길 가던 덩치크고 젠틀했던 물고기.
무섭고 신비롭다.
땅에선 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을 많이 보았다. 그중에 최고는 단연 물 자체.
나는 뭔가가 마음에 들면 그걸 진득이 하려는 각오를 다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래야 오래가기 때문이다.
5년째 각오를 다지지 않은 덕에 5년째 재밌게 탄다.
혹시 평소에 바이킹을 잘 타고, 오늘 때마침 경미한 멀미를 느끼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영상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