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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CI Nov 19. 2022

출발 전에 꼭 챙겨요!





안녕? 난 아찌야.

나는 캘리포니아라는 곳에 살고 있는데, 여긴 날씨가 매일 화창하지. 거의 매일이 화창하다 보니 사람들은 비가 오면 다들 좋아해. 신나서 우산도 잘 안 쓰고 돌아다닌다니까!


날이 좋다 보니 사람들이 다양한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데, 나는 패들보드 타는걸 제일 좋아해.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강으로, 호수로 떠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뉴포트 백베이(Newport Back Bay)라는 곳이야.


그곳은 습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인데, 습지 쪽으로 가면 물이 잔잔하니 물속 구경하기 좋고, 바다 쪽으로 가면 돌고래들도 가끔 만날 수 있어! 신기하지?


지금까지 내가 만난 애들은 굴, 바다 고동, 게, 가자미, 가오리, 왜가리, 펠리컨, 미역, 우뭇가사리 등인데 자세히 쳐다보고 있으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어. 내가 가만 보고 있으면 걔네들도 가끔 나를 쳐다보거든. 얼마나 귀엽고 짜릿한지!


그런데 말이야, 패들보드 타는 건 정말 재밌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수가 있어. 살다 보면 재밌는 것들은 위험한 경우가 많거든. 그래서 패들보드를 타기 전에 꼭 챙길 것들이 있는데 몇 가지만 말해 줄게!


먼저 발가락 끝부터 머리끝까지 스트레칭을 하면서 10분 정도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같은걸 관찰하고 느껴봐. 하늘도 쳐다보면서 구름이 빨리 움직이는지 멈춰있는지, 물살이 잔잔한지 빠른 지도 잘 쳐다보면 바람의 생김새를 알 수가 있어.


그날의 바람 생김새를 살펴보는 건 패들보드 탈 때 정말 중요한 부분이야! 그래야지 내가 멀리 가도 될지, 가까이에서만 놀아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출발할지, 바람을 맞서고 갈지 등지고 갈지 이런 결정을 대충 내릴 수가 있으니까. 이런 결정을 미리 좀 내려두고 출발하는 건 정말 중요해.


자연은 재밌고 아름다운 만큼이나 냉정하고 무섭거든!


나는 보통 출발할 때 바람을 맞으며 갔다가 돌아올 때 등지고 오는 편이야. 왜냐면 오는 길엔 보통 지쳐있을 때가 많으니까.


바람을 등지고 돌아오는 길엔 참 기분이 좋단다! 몸은 적당히 노곤하고 풍경은 예쁜데 뒤에서 바람이 살살 밀어주니 크게 힘 안 들이고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가 있지.


나는 꿀물이랑 코코넛워터, 그리고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를 꼭 챙겨가는데, 꿀물은 갑자기 힘이 없을 때 힘을 줘. 그리고 코코넛워터는 그냥 물 마시는 것보다 내 몸에 힘도 더 주면서 흡수가 빠른 것 같아서 둘 다 나에겐 중요해.


그리고 아쿠아슈즈는 가다가 어딘가에 걸리거나해서 패들보드에서 내려야 할 상황에서 꼭 신어야 해. 습지나 강바닥은 보드라운 맨발로 상대했다간 큰일 나거든. 그렇다고 슈즈를 신고 패들보드를 타면 뭔가 불편해서 나는 신발을 꼭 앞에 끼워놓고 출발한단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리쉬를 꼭 내 발목에 감고 출발해야 해.

아무리 평온해 보이는 물이라도 언제 바뀔지 몰라! 리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물에 빠지게 되면 보드와 내가 멀어지는 건 한 순간이야.


왜냐면 우리가 물에 빠질 때 다소곳하게 빠지진 않잖아? 중심을 잃고 휘청이다가 자기도 모르게 딛고 있던 보드를 몸과 반대방향으로 밀면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


내 발목에 감긴 리쉬는 물에 빠진 나와 보드를 다시 연결시켜 주는 생명줄이야! 귀찮다고 안 하면 안 돼!


구명조끼는 꼭 입어야 하지만, 사실 이 동네는 아무도 안 입긴 해. 왜냐하면 패들보드는 보통 물을 많이 좋아하고 수영이 익숙한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라, 물에 빠져도 리쉬와 연결되어 있으니 보드로 돌아가서 다시 올라타면 그만이거든.


그렇지만 물이 조금이라도 무서운 사람은 구명조끼를 꼭 입고해야 해!


자! 그래서 기억할 건 뭐라고? 그날의 바람 생김새 관찰하기! 꿀물! 코코넛워터! 샌들! 그리고 리쉬!


아참! 그리고 스트레칭도 잊으면 안 돼!


그럼 출발해 볼까?




펠리컨과 아이컨택을 시도하는 아찌. 패들보드 위에 코코넛 워터, 꿀물, 신발이 있고, 발목에 감은 리쉬를 볼 수 있다. 이야금 그림 YAGEUMEE ILLUS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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