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59분

by 각두건




내 삶을 시각으로 표현하면

몇 시일 것 같냐는 물음에

오후 11시 59분,

하루가 끝나기 1분 전이라 했다


끝날 듯 말 듯

떨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하던 내 생에

네가 나타났다


나를 낭떠러지에서 끌어내려 애쓰던 네가

별안간 발을 헛디뎠을 때

나는 네 손목을 움켜잡고 눈물을 쏟으며 말했다


내가 죽어도 네가 죽는 건 싫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우리 같이 살자


살자

살자

별 볼 일 없게 생긴 소원 양초 하나를 켜두고

너는 내 행복을

나는 네 행복을 빌자


우리 같이 손 꼭 잡고 살자

그럼 되지 않겠니

질척하고 냄새나는 이 뻘 속에서도

우리 둘이 손만 붙잡고 있다면

천천히 뻘에 잠기는 것조차

행복하지 않겠니


우리 그렇게 살자

오전 12시 1분

새 삶을 시작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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