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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조 '75'

by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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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조의 2016년작 '37'은 1979년 그가 프랑스로 미술 유학을 떠난 뒤로 마이크를 내려놓은 세월을 가리키는 숫자였다.

이 앨범 '75'는 그런 정미조가 살아온 세월을 가리킨다.

얼마전 이 앨범을 제작한 이주엽 JNH뮤직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당연히 정미조 님 이야기가 나왔고, 선생님과 관련한 몇 가지 사연도 들었다.

가령 최백호 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출연을 계기로 정 선생님이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됐다는 것,

그 최백호 님 소개로 JNH와 정미조 님의 인연이 시작된 것,

작사가인 이주엽 대표에게 "한국에서 가장 딕션이 좋은 가수"는 정 선생님이라는 것,

그래서 이 대표는 앞으로도 정 선생님의 음악 생활을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손태진이 함께 부른 첫 곡 <통영>은 이 앨범 대부분 곡들에 노랫말을 붙인 이주엽 대표의 고향을 그렸다. 당장 통영시에서 갖다 써도 좋을 정도로 통영에 대한 그의 사랑이 물씬 느껴진다.

'75'의 핵심은 재즈와 클래식, 월드뮤직 사이에서 팝 멜로디를 캐낼 줄 아는 손성제의 작곡과 프로듀싱.

정 선생은 수록곡 3분의 2를 후배 음악가들과 함께 불렀는데 나는 그 중 이규호가 작곡에 작사까지 한 <노라>와 김민석(멜로망스), 이효리가 각각 피처링 한 <안녕>, <엄마의 봄>을 좋게 들었다.

<노라>는 과거 세대가 지금 세대에게 바치는 헌시에 가깝고, <안녕>은 만남과 이별의 공허를, <엄마의 봄>은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우리 모두의 '엄마'를 다뤘다. 이 곡들을 중심으로 작품은 설렘과 추억, 기쁨과 슬픔, 상념을 머금어 듣는 사람의 감성을 더듬는다.


이른 아침 이 앨범을 듣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 화음, 그 서정, 그 '딕션'.

듣고 나면 하루의 시작이 따뜻해질 작품이다.

여러분도 꼭 느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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