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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Sep 02. 2016

Japanese Breakfast Psychopomp

한국계 미국인이 부른 음악적 오해

앨범 재킷만 보면 60~70년대 한국의 ‘~시스터즈’ 데뷔 앨범처럼 보인다. 헤어스타일과 복장, 저기 물결 모양 처마까지. 온통 복고 투성이다. 그리고 오른쪽 위에 적힌 앨범 제목과 만든 사람 이름을 본다. 이미지와는 달리 왠지 낯설다. 저승사자(Psychopomp)에 일본의 아침식사(Japanese Breakfast)라니. 이 팀은 대체 누구이고 어떤 음악을 하는 것일까. 엔카 멜로디가 애절한 복고풍 제이팝을 들려주려나 아니면 진짜 한국형 싸이키델릭 트로트를 토해내려나. 우효의 데뷔 미니앨범 마냥 앨범 재킷 하나만으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자신의 앨범을 듣고 싶게 만든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프로필을 보자. 일단 엔카도 트로트도 둘 다 아니었다. 알고 봤더니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리틀 빅 리그(Little Big Leauge)라는 슈게이즈 밴드의 보컬인 미셀 자우너(Michelle Zauner)의 솔로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번 앨범은 암으로 생사 갈림길에 선 자신의 어머니를 떠나보내기 위한 ‘과정’으로서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저 사진은 모친의 리즈 시절 사진이었던 걸까. 게다가 암과 죽음. 앨범 타이틀이 왜 ‘저승사자’인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북스(The Books)의 신스 사운드와 모과이의 짙은 고독. 혹자는 첫 곡 ‘in heaven’을 듣고 그렇게 썼다. 대략 간추리자면 이 음반은 자욱한 신시사이저와 일렉트릭 기타를 앞세운 로-파이(lo-fi) 인디 팝 앨범이다. 즉, 미셀 자우너 본인 스스로 본인의 취향에만 집중해 본인이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포스트록과 스페이스록이 지배하는 간간이 드림팝도 들리고 'everybody wants to love you'나 'heft' 같은 곡엔 ‘모던록’으로 퉁 쳐버린 90년대의 유행도 배어있다. 또한 타이틀 트랙이자 소품곡 ‘psychopomp’와 ‘moon on the bath’는 전자음악에도 관심을 둔 미셀의 취향을 슬쩍 내비친다. 이처럼 한 마디 한 장르로 정의내릴 수 없는 복합 성향이 이 음반에는 있다.

마이너 취향을 가진 메이저 웹진 <피치포크>의 극찬에 기대 이 앨범을 들어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그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뿌리는 취하면서 ‘일본의’ 아침식사라는 줄기는 증오하는 그 해묵은 민족적 반감에 귀가 멀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냥 'rugged country'와 'everybody wants to love you'를 즐기면 어떨까. 출신과 팀 이름에 그만 현혹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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