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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15. 2016

#93 : 후지와라 히로시

뮤지션이자 프로듀서, 아티스트, 그리고 디자인 집단 프래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을 이끌며 나이키, 리바이스, 스투시, 버튼, 헤드 포터 등 유명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통해 패션계 견인차 역할을 해온 '카리스마'. 한 마디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하는 64년생 "혁명아" 후지와라 히로시.

그는 츠바키하우스(런던나이트) 패션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작품으로 런던행 티켓을 얻어 본고장 클럽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이 바닥에 정식 입문했다. 이후 후지와라는 뉴욕으로 건너가 스크레치 DJ를 체험하게 되는데, 귀국 후 그는 현 일본 클럽 문화의 선구라 불리는 '라이즈 바'와 '피테칸토로푸스'에서 DJ 활동을 이어나갔다.


1984년. 후지와라 히로시는 라디오 DJ 유닛인 스네이크 맨 쇼(Snakeman show)의 박스 셋 내 7인치 보너스 음반에 DJ로 참가해 이를 일본 최초의 메가 믹스 레코드로 만들어버린다. 2년 뒤 이토 세이코(いとうせいこう)의 앨범 참여용 랩 유닛 이토 세이코 앤 티니 펑스(いとうせいこう&Tinnie Punks)를 결성한 그는 이듬해 비스티 보이스를 노골적으로 좇은 싱글 'I luv got the groove'를 발매하고 팀 이름을 타이니 팽스(Tiny Panx)로 전격 교체, 영국 뉴웨이브 팝 그룹 펀 보이 쓰리(Fun Boy 3)의 'faith, hope & charity'를 커버했다.



1년 뒤 일본 최초 클럽 사운드 레이블 메이저 포스(Major Force) 창립 멤버 중 한 명이 된 그는 해당 레이블에서 'last orgy'라는 곡을 발표하고 랩과 하우스, 앰비언트, 덥 사이를 종횡무진 했다. 90년대를 맞으며 코이즈미 쿄코(小泉 今日子) 앨범을 야시키 고타(屋敷 豪太)와 공동 프로듀싱 한 후지와라는 이를 계기로 음악 프로듀서, 작곡가, 어레인지 실력을 객관적으로 인정 받아 신(scene)에 안착, 후지이 후미야(藤井 フミヤ)와 우아(UA), 유(You, 본명:에하라 유키코(江原 由希子)) 앨범의 프로듀싱과 가수 고 히로미(郷ひろみ), 힙합 그룹 스챠 다라파(スチャダラパー)의 리믹싱을 거치며 탁월한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입지를 굳혀나갔다.



90년대 초 당시 후지와라는 남의 작업 외에도 자신만의 유닛들을 몇 거느리게 되는데 이노 세이코와 함께 한 서브라이미널 캄(Subliminal Calm)을 비롯 힙합 밴드 도쿄 넘버 원 소울 셋(Tokyo No.1 Soul Set)의 카와나베 히로시(川辺 浩志)와 히로시 투 히로시( Hiroshi II Hiroshi)로도 활동했는가 하면, 홋카이도 출신 사운드 엔지니어 겸 뮤지션 겸 DJ인 덥 마스터 엑스(DUB MASTER X, 본명:미야자키 이즈미)와는 러브 마스터 엑스(LuvMasterX)를 결성하기도 했다.


그런 후지와라 히로시가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낸 건 1994년의 일. 타이틀은 [Nothing Much Better To Do]였다. 앨범 제목처럼 그 때 '뮤지션' 후지와라에겐 그야말로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 90년대 중반까지는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 정점이었다. 후지와라는 이후에도 러브 탬버린스(Love Tambourines)의 엘리(Ellie)와 엘리+히로시(Eli+Hiroshi)라는 유닛을 만들어 미니 앨범 [Marchin Round The World]를 발표, 타 뮤지션과 교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에 후지와라는 DJ로서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 때부터 그는 기타를 들고 라이브 공연을 시작한다. 2011년엔 요킹(Yo-King)과 유닛 AOEQ를 결성함과 동시에 솔로 활동을 병행하는 바쁜 행보를 보이더니 이후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동을 이어갔다.


음악을 넘어 일본 패션계의 대부로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 그는 2013년작 [Manners] 이후 활동이 잠잠하다 지난 2016년 1월 블루 하츠(The Blue Hearts)의 데뷔 30주년 기념 콜라보 앨범에 참여해 팬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올해로 쉰 두 살. 중년을 훌쩍 넘었어도 여전히 스타일리시할 그의 새 앨범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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