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Oasis) 록큐멘터리
* 이 글은 오아시스의 새 다큐멘터리 영화 <Supersonic> 개봉을 기념해 2007년에 제가 썼던 해설지 내용을 일부 수정해 올린 것입니다.
Noel "The Chief" Gallagher
때는 1992년. 스톤 로지즈, 해피 먼데이즈와 함께 80년대 맨체스터 신을 삼분했던 인스파이럴 카펫츠(Inspiral Carpets)에서 로드 매니저로 일하던 노엘 갤러거는 어느날 동생이 보컬로 있는 로컬 밴드 오아시스의 공연을 '참관'하게 되었다. 땡전 한 푼 없이 오로지 로큰롤에 대한 열정만으로 밴드 생활을 하던 동생 리암(Liam Gallagher)은 작곡에 있어선 확실히 탁월한 재능이 있는 자신의 형을 다른 멤버들에게 소개해주었고 멤버들은 그 때만 해도 그러려니 하며 헛인사를 건네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밴드가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이건 아니다 싶었던 노엘. 실력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이 밴드에겐 딱히 '좋은 곡'이 없었던 것이다. 해서 노엘은 곧바로 동생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하며 자신의 밴드 합류 의사를 정당화, 합리화 시킨다.
나에게 곡을 쓰게 해줘봐. 그럼 너희들을 스타덤에 올려줄게.
그러지 않으면 너네들은 결국엔 맨체스터에서 썩어문드러지고 말거야
겸손함이라곤 눈 씻고 찾으려야 찾아볼 수 없는 형의 이런 무례한 제안에 순진한(?) 리암은 결국 설득을 당했고 노엘은 밴드에서 작곡, 기타, 보컬을 겸하는 이른바 '브레인'으로서 맹활약을 펼치게 된다. 늦게 들어와 밴드의 주인이 된 노엘의 초창기 별명은 다름 아닌 'The Chief'. '우두머리' 내지는 '두목'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후 오아시스는 정말로 노엘의 밴드가 되어버렸다.
SONY와의 계약, 전설이 된 데뷔 앨범
1993년 5월, 걸출한 작곡가를 영입한 오아시스를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크리에이션 레코드 사장 앨런 맥기(Alan McGee)가 한 눈에 알아본다. 그는 이런 밴드의 재능을 썩히는 건 영국의 재앙이라 판단하고 곧바로 그들의 라이브 데모 테잎을 미국 소니(SONY)사로 보내 6장의 앨범 발매 계약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그렇게 오아시스의 첫 싱글 'supersonic'(94)은 발매되었고 영국 팬들은 어리숙해 보이는 이 신인 밴드의 첫 싱글을 기꺼이 받아들여 열렬히 사랑해 차트 31위까지 올려주었다. 이어 두 번째 싱글 'shakermaker'와 밴드의 최초 탑텐 진입 싱글이자 영국 젊은이들의 감성을 송두리째 뒤흔든 'live forever'까지 발매될 즈음엔 오아시스는 이미 '90년대의 비틀즈' 내지는 '비틀즈 이후의 비틀즈'라는 엄청난 닉네임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데뷔작 [Definitely Maybe]가 발매된 뒤 발매된 네 번째 싱글 'cigarettes & alcohol'은 바로 그 뜨거운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나 다름 없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오아시스 음악(및 가사)의 소스 부분이다. 평단은 물론 그들 스스로도 누차 밝혀왔듯 오아시스 음악은 비틀즈와 후(The Who), 롤링 스톤즈, 킹스(The Kinks), 스톤 로지즈, 스미스(The Smiths), 라스(The La's), 잼(The Jam), 티렉스(T.Rex)같은 쟁쟁한 뮤지션들의 창의적 반영과도 같다. 또 리암의 보컬 스타일은 펑크 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프론트맨 조니 로튼을 적극 참고한 것으로 혹자는 이를 기사화 해 '섹스 비틀즈(The Sex Beatles)'라 쓰기도 했다.
데뷔작 [Definitely Maybe]에서도 이런 '뻔히 보이는' 음악 소스는 '뻔뻔'하면서도 적절히 응용되어, 예컨대 'cigarettes & alcohol'의 메인 리프는 티렉스의 1972년작 'get it on'과 판박이며 'supersonic'은 조지 해리슨의 'my sweet lord'를 추억하는 기타 솔로를 들려주는 식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다 아는 음악을 갖다 써 보란 듯이 히트시켜내는 오아시스식 작법은 나중에는 '창의적 모방'이라는 형식적 정당성을 띠며 밴드의 음악 색깔에 보다 와닿는 확실함(내지는 확신)을 갖게 하였다. 이렇게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은 악틱 멍키스의 데뷔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려나간 데뷔 앨범'으로 명성을 떨쳤고 현재까지 전세계로 1천5백만 장 이상이 팔려나가 밴드의 세계 진출에 튼튼한 교두보 역할을 해주었다. 1집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밴드는 다시 짬을 내어 팬들의 성원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현악 세션을 듬뿍 머금은 크리스마스 미니 앨범 'whatever'를 선물해 단 한 장의 정규 앨범으로 대형 밴드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오아시스의 대명사,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미국의 얼터너티브에 대항할 확실한 물증을 발견한 영국 팬들에게 95년 4월, 오아시스의 새 싱글 'some might say'가 도착했다. 물론 싱글 차트 1위는 당연히 그들의 몫. 때를 맞춰 드러머 토니 맥캐롤(Tony McCarroll)의 탈퇴에 이어 폴 웰러의 소개로 장장 9년 간 밴드와 한솥밥을 먹게 될 앨런 화이트(Alan White)가 새식구로 밴드에 든 것도 바로 이즈음이다.
범상치 않은 싱글이 발표되자 영국 매체들은 음악은 전혀 다르지만 오아시스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었던 블러(Blur)를 끌어들여 애꿎은 경쟁 상대로 규정지어 버린다. 예컨대 95년 8월14일 같은 날에 블러의 'country house'와 오아시스의 'roll with it'이 발표된다며 "The Battle of Britpop"이라고 표현해 팬들의 경쟁적 싱글 구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두 밴드의 대립적 분위기는 무르익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좋은 음악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빛을 발하는 법이라 이후 트래비스도 코드를 참고하는 'wonderwall'이나 존 레논의 'imagine'을 오마주한 'don't look back in anger', 그리고 폴 웰러가 기타와 백킹 보컬에 참여한 대곡 'champagne supernova'는 지금도 불후의 명곡으로 오아시스 공연에 반드시 등장하는 밴드의 대표 트랙들로 자리매김하였다.
불운의 앨범 [Be Here Now], 그리고 [Don't Believe the Truth]가 가져온 반전(反轉)
영국 대중음악계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쓴 두 번째 앨범 덕분에 96년 연말까지도 밴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년 뒤 오아시스는 역사적 장소인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세 번째 작품 [Be Here Now]를 건져올린다. '2집 만큼은 되겠지'하는 팬들의 기대 심리에 힘입어 앨범은 영국(1위)과 미국(2위) 앨범 차트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무언가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첫 싱글 'd'you know what I mean?'은 팬들에게 모종의 불안감을 심어주며 '2집 만큼은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을 갖게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사실 이 앨범은 8백만장이라는 판매고를 떼놓고 보더라도 멋진 곡들이 다수 포진된 수작이었다.
블러의 데이먼 알반과 알렉스 제임스(Alex James)에게 "에이즈에나 걸려 뒈져라"고 한 것을 비롯 필 콜린스에게 "앨범은 많이 팔았지만 그가 만든 앨범은 다 쓰레기다", 로비 윌리암스(Robbie Williams)에게 "테이크 댓 출신의 뚱뚱한 댄서"라는둥 독설을 서슴지 않았던 노엘이 자성의 의미에서 쓴 'my big mouth'와 황혼기에 접어든 노부부의 백년해로를 그린 듯 들리는 'stand by me', 일본에서만 유일하게 발매된 싱글 'don't go away', 노엘이 직접 '비틀즈 풍의 곡'이라 자평한 'all around the world' 등은 지난 앨범들에 수록되었던 히트곡들에 충분히 대적할 만한 것들이다. 여기에 'I hope, I think, I know'나 'the girl in the dirty shirt', 'It's gettin' better (man!!)'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를 가진 앨범의 자랑거리들로서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꾸만 '브릿팝의 역사'와도 같은 전작들과 비교가 되면서 [Be Here Now]는 본래 가치와 다른 가치로 매겨지며 잊혀져 갔고 심지어 밴드 조차 라이브에서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철저히 외면해 정말 괜찮은 앨범 한 장을 스스로 묻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어 98년, 밴드는 이유없는 박해를 당한 전작에 약간 당황했는지 뜬금없는 컴필레이션 [The Masterplan]을 내놓았다. 공식 비사이드 앨범인 본작에선 요즘도 꾸준히 라이브에서 불리는 'acquiesce'가 유명하나 앨범 자체로는 '돌파구(또는 탈출구)' 이상 의미는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99년 11월, 밴드의 새 싱글 'go let it out'이 발매된다. 역시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이 곡은 노엘이 'all around the world' 등과 더불어 '비틀즈 같다'고 언급한 곡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새 싱글에 이은 절차에 맞춰 오아시스 라이브 오프닝 곡 'fuckin' in the bushes'를 앞세운 네 번째 앨범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가 발매되었다. 새로운 밴드 로고를 앞세운 이 앨범엔 'little James', 'sunday morning call' 등 무난한 곡들이 몇 있었으나 이건 1, 2집보다 못하다 했던 3집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이었으니 급기야 오아시스를 사랑했던 다수 팬들의 외면을 사고 말았다. 그리고 이 시기 밴드 내 멤버 교체가 이뤄졌는데 리드/리듬 기타 자리에 헤비 스테레오(Heavy Stereo) 출신의 겜 아처(Colin "Gem" Archer)가, 베이스 자리엔 라이드의 리더 앤디 벨이 영입된 것이다. 물론 이는 앨범 녹음이 모두 끝난 후에 벌어진 일이다.(겜 아처는 오아시스의 새 로고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노력해 내놓은 앨범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랬던 전례를 따라 밴드는 다시 2000년 7월, 웸블리 구장에서 있었던 라이브 음원을 담은 라이브 앨범 [Familiar to Millions]를 발매해 팬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2년 뒤 오아시스는 새로 맞은 멤버들과 함께 이를 악물고 작업한 [Heathen Chemistry]를 발매해 'stop crying your heart out', 'songbird', 'little by little' 등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이 앨범 역시 1, 2집에 3집까지 포함해 말할 수 있는 '오아시스다운' 음악엔 미치지 못해 '오아시스이기 때문에' 앨범을 산 팬들을 '썩소'짓게 했다. 그래도 평단에선 '그럭저럭 들을 만 하다'는 평이 중론을 이루었고 그런 평단에 기대 음반을 사는 리스너들 덕분에 판매고도 전작보단 웃도는 수준에 이르러 그나마 다행이었다. 정말 오아시스는 이렇게 계속 밋밋한 음악으로 밋밋한 대접을 받으며 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엎친 데 덮친다고 하필 이 시기에 오랜 멤버였던 앨런 화이트마저 밴드를 등지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엔 곧 내한할 링고 스타의 아들이자 키스 문(Keith Moon)의 뒤를 이어 후에 적을 두었던 잭 스타키(Zak Starkey)가 밑빠질 뻔한 독을 막아주었다. 그리고 발매한 앨범이 바로 밴드의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소니와 계약 만료작인 [Don't Believe the Truth]다. 당연히 싱글 'lyla'는 영국 정상에 '또' 올랐고 'let there be love'도 2위에 올라 너무 익어 수그러들던 밴드의 명성을 다시금 곧추세웠다. 이 앨범은 또 기존 노엘 독주 체제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 전 멤버가 고루 작곡에 참여한 것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앨범이기도 했다. 앞선 두 곡 외에도 이 앨범엔 들을 만한 곡들이 꽤 있어 앤디 벨만이 작곡해낼 수 있는 'turn up the sun'과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쫓은 'mucky fingers', 전형적인 노엘의 감성으로 빚어진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등, 전 두 앨범들이 보여준 매너리즘을 이 앨범은 멋지게 극복, 반전시켜 보인 것이다.
그렇게 6장의 앨범과 밴드의 첫 공식 베스트 앨범 [Stop the Clocks]를 남기고 오아시스는 SONY를 떠나 또 다른 거대 메이저사인 유니버설(Universal)로 안방을 옮겼다. 이제 소개할 DVD는 그런 오아시스가 새 둥지에서 낳는 첫 번째 '알'인 셈이다.
9개월간 오아시스를 쫓은 예술적 기록물, [Lord Don't Slow Me Down]
타이틀 'Lord Don't Slow Me Down'은 베일리 월시(Baillie Walsh) 감독이 에스토니아, 영국, 미국, 일본 등 2005년과 2006년에 걸쳐 밴드가 투어를 다닌 세계 곳곳을(아쉽게도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장장 9개월간 쫓아다니며 제작한 록큐멘터리(Rockumentary : 로큰롤 또는 로큰롤을 하는 뮤지션(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가리키는 말) 제목임과 동시에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오아시스가 발표한 디지털 싱글 제목이기도 하다. 노엘의 말에 따르면 해당 싱글은 "후와 야드버즈, 그리고 제프 벡 그룹이 만난 듯한 최고의 곡이며 두 번의 드럼 솔로가 들어가 있"는, 당신을 춤추게 할 유일한 오아시스의 곡이었다.(본래는 [Don't Believe the Truth]에 삽입될 곡이었는데 그리 되면 노엘이 노래 부르는 횟수가 너무 많아지게 되어 보류하였다고 한다) 댄서블하게 엇지르는 리듬이 흥겨운 이 곡은 본 록큐멘터리에 직접 삽입되기도 했다.
샴페인 마개를 따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에서 시작해 결국엔 샴페인 마개를 따내면서 끝나는 이 록큐멘터리는 공식 러닝타임 94분 19초를 기록하며 밴드의 무대 뒤 일상, 인터뷰(여기선 시쳇말로 '골 때리는' 해외 기자들도 몇몇 보인다), 멤버들의 여가 활용, 심지어는 개인 통화 내용까지 좇아 팬들에게 보이는 적극성을 띤다.(물론 모든 내용이 한글 자막 처리되었다) 그리고 이 DVD는 영국과 캐나다, 호주, 미국, 독일,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멕시코, 스웨덴, 필리핀, 홍콩 등지에서 먼저 상영 되어 팬들께 공개되었는데 그 중 한 팬은 'rock 'n' roll star'가 통째로 삽입된 장면을 최고로 꼽으며 "여태껏 오아시스가 보여준 가장 에너제틱한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여기에 이 록큐멘터리를 직접 감상한 노엘이 가진 기자회견을 다룬 'Q&A' 내용과 멤버 모두가 영상 위에 코멘트를 붙인(어쩌면 이게 '진국'일지 모른다!) 별도 메뉴가 따로 있어 집중해 감상하면 그 동안 몰랐던, 오아시스에 대한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제트(Jet), 카사비안(Kasabian), 요코 오노(Yoko Ono) 등 잠시 잠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을 찾아보는 맛도 제법 쏠쏠할 것이다.
그리고 펼쳐지는 거대 규모의 오아시스 '안방' 라이브
그렇게 첫 번째 DVD가 끝이 나면 이제 2005년 7월 2일, 밴드의 안방인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Don't Believe the Truth] 투어 실황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 영상에선 'morning glory', 'champagne supernova' 등 주요곡들이 몇 빠지긴 했지만 전체 세트리스트는 내한 공연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 Manchester Stadium Set list
(Fuckin’ In The Bushes)
Turn Up The Sun (Partial)
Turn Up the Sun
Lyla
Bring It On Down
Morning Glory
Cigarettes & Alcohol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Little By Little
A Bell Will Ring
Acquiesce
Songbird
Live Forever
Mucky Fingers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
Rock'n'Roll Star
Encore : Guess God Thinks I'm Able, The Meaning of Soul, Don't Look Back In Anger, My Generation.
그러나 한결 편안해보이는 멤버들의 모습과 연주되는 거의 모든 곡을 따라 부르는 팬들의 광적인 모습은 확실히 내한 공연 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어서, 스타디움의 시원스런 규모감(정말 발디딜 틈 없이 꽉찬!)은 물론 맨체스터 특유의 검푸른 창공마저 뻥 뚫린 경기장 위로 압도적 위용을 드러내 '과연 본토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라는 걸 이 DVD는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공연은 우리가 아니라 관객들이 하는 것이다"는 리암의 말은 사실이었다.)
'turn up the sun'의 우울한 낭만, 'lyla'의 열띤 들뜸, 'live forever'의 공공연한 감동, 'mucky fingers'의 아찔한 열광, 'cigarettes & alcohol'에서 'rock 'n' roll star'로 이어지는 절정의 기운, '지상낙원이 바로 여기다'싶게 감동의 합창이 하늘로 메아리 친 'don't look back in anger', 그리고 언젠가부터 밴드의 마지막 곡이 된 후의 커버 'my generation'까지. 흥분과 감동은 공연이 끝나고 크레딧이 모두 걷힌 다음에도 쉬 가시지 않아 당신이 오아시스의 팬이란 사실은 변치 않는 자부심으로 와닿아 날아갈 듯 뿌듯함으로 번지리라 글쓴이는 확신한다. 이번에 개봉하는 <Supersonic>도 물론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