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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r 15. 2017

정상에 선 슈퍼 싱어송라이터

Ed Sheeran [÷(Divide)]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와 신비로운 루프 편곡, 덩실대는 아프로(afro) 리듬 라인으로 무장한 ‘Shape of You’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벌써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만 6주째, 영국 UK 싱글 차트에서는 7주째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에드 시런은 여세를 몰아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다는 ‘롤링스톤’의 커버까지 장식했다. 그는 2017년 3월15일 현재 세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싱어송라이터임에 틀림없다.

앨범 ‘÷(Divide)’는 바로 그 'Shape of You'라는 슈퍼 싱글이 수록된 에드 시런의 세 번째 작품이다. 뮤지션엔 크게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데뷔 때 거의 모든 걸 보여주고 완만하게 내리막길을 걷다 잊히는 경우가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최고도 최저도 아닌 적당한 위치에서 시작해 천천히 발전하며 끝내 정상에 이르는 경우이다. 즉, 용두사미와 일취월장 사이에서 뮤지션은 갈리는 것인데 에드 시런은 그 중 후자에 속하는, 노력과 재능을 겸비한 대기만성 뮤지션의 전형이라 볼 수 있겠다.

어릴 때 밥 딜런과 밴 모리슨을 즐겨 들었고, 아버지와 함께 본 데미안 라이스 공연을 접한 뒤 뮤지션이 되기로 결심한 에드의 음악은 필연적으로 어쿠스틱 포크 기타 작법에 기대어 있다. 여기에 반드시 첨부해야 하는 에미넴과 브루노 마스는 자칫 수 십 년 전 스타일에 머무를 수도 있었을 에드 시런의 음악에 시의성을 부여한 결정적 레퍼런스로 신보 문을 여는 ‘Eraser’와 아이리쉬 플룻을 곁들인 ‘Galway Girl’, 그리고 지난 브릿어워드 시상식에서도 선보인 ‘Castle on the Hill’은 그 좋은 예들이다. 


전 세계를 강타 중인 'Shape of You' 뮤직비디오

그 외 빅 히트곡 ‘Thinking Out Loud’의 열창이 떠오르는 ‘Dive’, 90년대 어덜트 컨템포러리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Perfect’, 모던 포크의 후예임을 새삼 자처하는 ‘How Would You Feel(Paean)’, 피들(Fiddle)로 멋을 낸 ‘Nancy Mulligan’까지. 에드 시런의 ‘÷(Divide)’는 아델의 ‘25’와 오아시스의 ‘Be Here Now’에 이어 영국에서 한 주에 가장 많이 팔린 역대 세 번째 앨범이 되었다.

2010년대 팝 신에 혜성처럼 등장해('+') 자신의 가치를 배로 올려('X') 조금씩 안정세로 접어든('÷') 에드의 지난 행보는 멜팅팟 장르인 팝과 만가지 취향의 대중을 향해 에드 시런이 ‘이런 건 어때?’ 말을 걸어온 시간이었다. 이후 팝과 대중이 ‘멋진데!’하며 그 제안을 깊게 받아들인 결과가 지금 에드의 음악, 그의 인지도를 만든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섹시한 알앤비 보컬과 수수한 컨트리 포크 기타, 터프한 랩이 망라된 그의 음악은 당분간 세계 대중음악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끌 것으로 보인다. 힘들게 고지를 향할 필요 없이 다음 고지를 선택만 하면 되는 뮤지션. 에드 시런은 이제 그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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