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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r 28. 2017

브랜 데일러

#17 Mastodon, Brann Dai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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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토돈의 브랜 데일러는 스네어와 탐(Tom)들에 숨어있는 리듬을 이 잡듯 뒤져 치밀하게 으깨버리는 드러머다. 드림 씨어터의 마이크 포트노이가 도심 속 빌딩 같은 계획적인 드러밍을 구사한다면 브랜은 아마존 정글 속 야생의 드러밍을 들려준다. 때문에 그의 플레이에서 필인(fill-in)은 마디와 장면을 전환하는 역할을 넘어 그 자체가 일반적 노트(notes)로서 작용한다. 바로 혹자가 그의 드러밍을 두고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빌 브루포드”라고 말한 이유다.        

  

강박에 가까운 포트노이의 컴퓨터 드러밍


그에 비해 비린 맛을 전하는 브랜 데일러의 드러밍


브랜 데일러는 어린 시절 예스와 킹 크림슨, 프랭크 자파를 즐겨 듣는 부모님 밑에서 컸다. 그의 드러밍에서 프로그레시브 록 냄새가 나는 건 필연인 셈이다. 이어 아이언 메이든과 주다스 프리스트, 슬레이어를 받아들인 건 이제 브랜 자신의 취향이었는데 데이브 롬바르도 같은 필인이 있는 ‘Blood and Thunder’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Blood and Thunder' 2011 Roskilde Festival에서


브랜은 발보다 손을 더 열심히 놀린다. 더블 베이스 드러밍도 물론 발군이지만 그의 킥킹은 폭풍 스틱킹과 콤비네이션을 이룰 때 더 빛을 발한다. 극적으로 날랜 ‘Burning Man’, 거의 드럼 솔로를 일삼는 ‘Mother Puncher’는 그 좋은 예로 이는 우아한 노트와 정교한 파라디들을 무기로 삼는 모터헤드의 믹키 디, 아이언 메이든의 니코 맥브레인에 태산 같은 비트를 쏟아내는 토니 윌리암스와 빌리 콥햄을 접붙인 느낌이다. 요컨대 헤비메탈의 힘에 재즈의 기교를 첨부한 프로그레시브 록 드러밍. 이것이 브랜 데일러 드럼의 비결이자 정체다.

         

모터헤드의 믹키 디는 필 콜린스와 더불어 브랜 데일러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드러머다.

      

아이언 메이든의 니코 맥브레인. 헤비메탈 드러머들 중에는 손 잘 쓰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브랜은 토니 윌리암스, 빌리 콥햄 만큼 엘빈 존스로부터도 많은 것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영향 받은 드러머는 따로 있었다. 바로 “물처럼 흐르는” 킷(kit)에서 움직임을 보여준 제네시스의 필 콜린스다. 필이 필(feel)은 있을지언정 테크닉 면에서 뛰어난 드러머는 아니기에 브랜은 아마도 콜린스가 보여준 플레이의 안정감에 매료된 듯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한 명 더.      

   

브랜은 필 콜린스의 몸놀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바로 ‘드러머’ 스티비 원더인데 보통 사람들은 그의 70년대 명반들(‘Talking Book’, ‘Innervisions’, ‘Fulfillingness' First Finale’, ‘Songs in the Key of Life’)에서 대부분 드럼을 스티비가 연주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그는 드럼 셋을 볼 수 없지 않은가. 역사적인 드럼 인트로로 남은 ‘Supertition’의 그 쫄깃한 그루브가 스티비의 몸짓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브랜이 왜 자신이 영향 받은 드러머 목록에서 그를 빼지 않는지 알 수 있는 근거와 같다.       


희대의 싱어송라이터인 스티비 원더는 엄연한 드러머이기도 했다.

    

그 유명한 ‘Supertition’을 비롯 70년대 스티비의 드럼 연주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플레이들임에 틀림없다. 


그 외 브랜 데일러의 드러밍 소스를 더 알기 위해선 ‘제2의 존 본햄’이라 일컫는 클러치(Clutch)의 장-폴 가스터도 들어보면 좋겠고

   

‘제2의 존 본햄’ 장 폴 가스터


그라인드 코어 밴드 휴먼 리메인즈(Human Remains)와 뉴저지 출신 매스/메탈코어 밴드 번트 바이 더 선(Burnt By The Sun) 출신 드러머 데이브 위트(Dave Witte)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데이브 위트의 드러밍은 빠르고 정확하고 과격하다.


또한 브랜의 폭주하는 플레이는 분명 딜링어 이스케이프 플랜(The Dillinger Escape Plan)에 있던 크리스 페니(Chris Pennie)와 공통분모를 갖고 있으며 


  

크리스 페니의 드럼 솔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고디언 낫(Gordian Knot)과 데스(Death), 사이닉(Cynic)을 거친 션 레이너트(Sean Reinert)의 플레이 역시 툴의 대니 캐리, 돈 카발레로(Don Caballero)의 데이먼 체(Damon Che)와 더불어 기교 면에서 브랜 데일러의 실력에 충분히 견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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