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영산(靈山)을 이름으로 쓴 한국 1세대 헤비메탈 밴드
활동상황: 활동 중
활동연도: 1986~
출신지: 서울
닮은꼴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억셉트, 잉베이 맘스틴
디스코그래피: [백두산 골든 앨범](1992), 디지털 싱글 ‘어느날 방황과 인생’(2012)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의 성산(聖山)을 밴드 이름으로 쓰고 80년대 한국 헤비메탈씬을 이끈 밴드. 서울 주한미군기지에서 노래한 유현상(보컬)과 김창식(베이스), 한춘근(드럼) 3인조에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가세해 86년 데뷔작을 냈다. 발빠르게 이듬해 두 번째 앨범까지 내지만 밴드는 일시 와해된다. 당시 유현상은 매니지먼트 일과 트로트 가수 생활을 병행했고, 김도균은 영국으로 건너가 시나위, 외인부대를 거친 임재범과 아시아나(Asiana)를 결성한다. 하지만 밴드는 오래 가지 못했고, 김도균은 스스로 보컬까지 맡은 트리오 라인업으로 92년 백두산을 재결성해 앨범까지 내지만 밴드는 또 다시 긴 공백을 갖는다. 그러다 2009년 유현상이 돌아왔고 앨범 [Return Of The King](2009)과 [Rush To The World](2011)를 2년 간격으로 냈다. 2018년 현재 김도균은 밴드를 탈퇴한 상태이고 보컬 유현상이 기타까지 도맡고 있다.
[Too Fast! Too Loud! Too Heavy!](1986, 서라벌레코드)
이후 한국판 ‘G3’ 중 한 명이 되는 김도균이 화려한 연주를 펼친다. 심지어 가요풍 멜로디의 ‘웅비’에서도 그는 가차 없는 속주로 존재감을 뽐냈다.(당시 21세였던 김도균은 팀 막내였다.) 7번 트랙 ‘뛰어’는 8분이 넘는 대곡으로 절반이 기타와 드럼 솔로로 채워졌다. 음악의 기본 축은 정통 헤비메탈이지만 로커빌리 풍의 ‘우리의 것’, ‘애타는 마음’에선 살짝 붕 뜬 감이 든다. 86년 LP반 8번 트랙에는 시나위 데뷔작과 마찬가지로 ‘아, 대한민국’이라는 건전가요가 수록돼 있다. 물론 부활의 데뷔작처럼 CD화 되면서 해당 건전가요는 사라졌다. 전곡 한국어 가사다.
[King Of Rock’n Roll](1987, 서라벌레코드)
전작과 같은 라인업으로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일본 헤비메탈 잡지 <BURRN!>지에서 사상 처음으로 리뷰 된 한국 헤비메탈 음반이기도 하다. 모든 곡 제목이 영어로 표기됐고, 한국어 가사는 8곡 중 3곡으로 줄었다. 구미권 헤비메탈/하드록 씬을 겨냥했던 것일까, ‘The Moon On The Baekdoo Mountain’은 영어로 가사를 쓴 이들의 첫 번째 곡이고 2번 트랙 ‘Up In The Sky’는 네오 클래시컬 메탈 냄새마저 풍긴다. 대담한 창법을 구사한 유현상은 금속성 샤우팅을 선보였으며, 김도균은 자신의 첫 번째 기타 솔로 곡 ‘Revelation’을 수록했다. 별안간 한국어 가사를 쓴 로커빌리 넘버 ‘Korean Dream’으로 앨범은 끝나는데, 이 역시 전두환 정권의 늪에서 덜 벗어난 시대 상황의 반영으로 보인다.
[Baek Doo San III](1992, 희지레코드)
5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작품. 91년부터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유현상 대신 김도균이 보컬과 기타를 함께 맡은 트리오 라인업으로 제작됐다. 김도균이 전곡을 작곡했고, 김창식(베이스)은 남았지만 드러머는 최경섭으로 바뀌었다. 하이톤 보컬을 지양하면서도 의외의 펀치감을 선보인 김도균은 블루지 기타 솔로와 기존 프레이즈들을 더불어 들려줬다. 5번 트랙 ‘난 네가 좋아’와 8번 곡 ‘사랑할거야’ 등 직관적인 러브송들이 눈에 띄는 건 유현상이 한국의 미녀 수영선수 최윤희와 결혼한 것에 대한 축하였을까. 가사는 ‘Kind Of Love’를 빼고 모두 한국어를 썼다.
[Return Of The King](2009, 도프엔터테인먼트)
2008년 ‘동두천 록 페스티벌’에서 재결성을 알리고 발표한 네 번째 앨범. 미르, 사혼 등에서 활약한 박찬(드럼)을 뺀 나머지는 원년 멤버들이다. 전체적으로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풍 정통 헤비메탈이지만 들어가는 곡 ‘우리가 대한민국이다’는 애국심을 노골적으로 부른 내용이라 살짝 당황스럽다. 두 번째 트랙 ‘반말마’는 심플한 리프를 썰어나가면서 프레이즈를 반복하는 곡으로, 뒤에 오리지널 버전도 있지만 일본어처럼 높임말과 반말을 구분하는 한국어 문법을 모르면 그 재미를 맛보기 힘들 수도 있다. 3번 트랙 ‘Up In The Sky’와 6번 곡 ‘주연배우(Main Character)’는 2집 수록곡들을 다시 연주한 것이다.
[Rush To The World](2011, JH Entertainment/비타민엔터테인먼트)
17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전작과 같은 라인업으로 만든 통산 5집. 곡들 제목이 모두 영어에 가사도 대부분 영어로 쓰였는데, 김도균의 솔로가 울어대는 발라드 ‘Shout It Out’과 이후 유현상의 솔로 앨범에도 수록되는 ‘Just For You’는 한국어 버전이 따로 실렸다. 타이틀 트랙 ‘Rush To The World’는 구슬픈 인트로로 시작하는가 싶더니 곧장 강력한 리프와 서사시적 합창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드라마틱 넘버다. 여덟 번째 트랙 ‘Women Driving Highway’는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싱글 ‘어느날 방황과 인생’(2011)엔 연주곡으로도 따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