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2013년까지 즉, 이명박이 대통령이었던 암흑의 시절 아픈 상처들을 담은 이 책은 칼럼니스트로서도 적잖은 욕망을 지닌 듯 보이는 저자의 글과 장면들이 부서지고 산화하며 독자들의 거친 호흡을 유도한다.
정치보단 정의, 사상보다 상식에 기댄 주장들이기에 사실 거기엔 다른 말을 걸칠 구석이 별로 없다.
다만, '사진' 에세이라면 사진을 통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야 하는데 작가는 자신의 장면들에 너무 많은 설명을 곁들이고 있어 난감했다.
이는 저자의 해설이 독자의 해석을 막는 셈이었는데, 최소한 상황 설명(또는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칠 만한 짧고 굵은 문장 정도)만 덧붙인 사진들로 이 책을 감상해나가려 한 나같은 사람에겐 현학적인 그의 글은 때로 장애물로까지 여겨질 만한 것이었다. 일렁이는 수사, 핏발선 감정의 과잉은 그 자체 피로였고 벽이었다.
사진들'만'에서 어떤 특별한 감흥이 일 만한 여지가 있어도 도처에 매설된 새까만 텍스트가 그 감흥의 기를 꺾는 것은 이 책의 실책이다. 나는 노순택의 글보다 노순택의 사진을 더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