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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est Button To Button

by Michel Gondry

by 김성대


개러지 록 듀오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2003년작 'Hardest Button To Button' 뮤직비디오는 프랑스 영화 감독 미셸 공드리의 작품이다. 영화 팬들이라면 그의 이름을 듣고 <휴먼 네이처>, <이터널 선샤인>, <무드 인디고>, <수면의 과학>, 그리고 봉준호/레오스 카락스와 함께 만든 옴니버스작 <도쿄!>를 퍼뜩 떠올릴 것이다.


미셸은 영화 뿐 아니라 또 다른 뮤직비디오들과 광고 영상도 많이 찍었는데 전자에선 케미컬 브라더스, 벡, 칸예 웨스트, 라디오헤드, 롤링 스톤즈, 비요크, 푸 파이터스, 매시브 어택, 레니 크래비츠, 도널드 페이건, 시네이드 오코너 등과 엮이고 후자에선 아디다스, 코카콜라, 나이키, 리바이스, 폴라로이드, 볼보, 하이네켄, 갭(GAP) 같은 브랜드와 얽힌다.


사실 'Hardest Button To Button'은 'Fell In Love With A Girl'과 'Dead Leaves And The Dirty Ground'를 거쳐 이때까지 미셸 공드리가 연출한 세 번째 화이트 스트라입스 뮤직비디오였다. 미셸은 2년 뒤 'The Denial Twist'라는 화이트 스트라입스 곡 하나 더를 영상으로 옮겼다.


A, C, B, D에 기반한 기타 코드웍의 절도 있는 반복. 미셸은 그 무뚝뚝하고 헤비한 진격의 코드와 리듬 덩어리들 사이에서 픽실레이션 애니메이션(Pixilation Animation)의 한계를 시험하듯 끊임없이 드럼, 앰프, 마이크를 쌓았다 지웠다 혹은 늘렸다('늘였다'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줄였다 한다. 여기에 투입된 장비는 죄다 CG가 아닌 실물로 멕 화이트의 루드윅(Ludwig) 드럼 킷과 앰프는 각 32개, 마이크 스탠드는 16개가 동원됐다.


미셸은 이 단순 대담한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패스(PATH, Port Authority Trans-Hudson: 미국 뉴욕 주 맨해튼과 뉴저지 일대 허드슨 강 하구의 광역철도 시스템) 기차역과 맨해튼의 리버사이드 드라이브(Riverside Drive), 컬럼비아 대학교 인근에 있는 그랜트 장군 기념관 등 어퍼 웨스트 사이드(Upper West Side) 일대 구석구석을 누볐다고 한다.


영상이 2분 27초 정도 흘렀을 때 하얀 정장을 입은 벡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미국 시트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18 번째 시즌 두 번째 에피소드 '재즈와 고양이'에서 유쾌하게 패러디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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