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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y 12. 2020

데스메탈코리아20-23: 뮤즈에로스 외

뮤즈에로스(Museros)

[어머니의 땅(Mother’s Land)](2009, 싸이렌 엔터테인먼트/도프 엔터테인먼트)



1989년작 [한민족의 숨소리]로 데뷔한 정통 헤비메탈 밴드의 두 번째 정규 앨범. 녹음 후 약 17년 만에 세상 빛을 봤다.(*1992년 즈음 발매 하려 한 앨범은 계약이 틀어지고 마스터테이프가 훼손되면서 무산됐다) 옛 영국 헤비메탈 향수가 느껴지는 사운드로, 특히 4번 트랙 ‘기우제(‘Rain Ritual’)’는 마치 아이언 메이든의 곡처럼 베이스 어택감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어딘가 오지 오스본 같은 창법을 구사하는 심상욱(보컬, 기타)은 영화 미술감독으로도 활동해온 능력자. 그의 커리어를 부각시키려 함인지 간주에 나레이션이 들어간 곡들이 몇 있기도 하다. 캐치한 첫 곡 ‘Black Rock N Roll’은 심상욱이 미술감독으로 참여한 98년 영화 <퇴마록>(*그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제 미술상을 받았다) 사운드트랙에 수록 되기도 했다.



자외선(Ultraviolet Rays)

[Lighting And Shadow](1989, 반도음반)



앨범 발매 당시 20살이었던 민치영(보컬)을 중심으로 한 4인조 밴드가 남긴 유일한 작품. 한국 마니아 중엔 민치영을 “한국의 액슬 로즈”라 평가한 블로거도 있는데, 글쓴이가 듣기에 허스키하고 끈적한 그의 목소리는 차라리 톰 키퍼(신데렐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전체적으로 녹음 상태가 좋진 않지만 첫 곡 ‘누군가’는 캐치하면서 쾌활하고, 글램 메탈에 영향 받은 김태형(기타)의 연주는 ‘오늘밤’ 같은 곡에서 꽤 멜로딕하다. 블루지 발라드 ‘너 한없이 멀어져가네’에서 민치영의 노래는 약관의 젊은이가 부른 것이라곤 믿기 힘들 만큼 깊이가 있다. 민치영은 본작 발표 후 밴드 클럽(The Club)을 거쳐 솔로 활동을 했지만, 아쉽게도 음악 노선을 테크노 팝으로 틀고 만다.



작은하늘(Little Sky)

[New Little Sky](1988, 서라벌 레코드)



백두산의 유현상이 배출한 정통 하드록 밴드의 두 번째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놀랍게도 전작 [Small Sky] 때 멤버들이 전원 교체, 마이크는 이후 부활로 들어가는 김재기가 잡고 있다. 전 보컬이었던 김성헌의 목소리가 파워풀 했던 데 비해 김재기의 성역(声域)은 보다 넓은 편으로, 가령 첫 곡 ‘서글픈 사랑’에서 그는 군더더기 없는 하이톤을 수월하게 뽑아낸다. 4번 트랙 ‘하얀 편지’ 이후론 멜로딕 하드록 스타일로 채워진 가운데, 6번 곡 ‘진실을 찾아서’에선 신시사이저도 들을 수 있다. 중음역이면서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려주는 김재기에 비해 이근상의 기타 사운드는 확실히 과장되게 들린다. 김재기는 이 앨범을 내고 군에 입대, 제대 후 부활의 보컬로 활동하지만 25살 나이에 교통사고로 요절하고 만다.



최일민

[Guitar Recipe](2005, 티 엔터테인먼트)



킹 코브라(King Kobra), 블루 머더(Blue Murder)로 유명한 카마인 어피스(드럼)가 쟁쟁한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한 [Guitar Zeus] 한국반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기교파 기타리스트의 세 번째 연주 앨범. 앤디 티몬스(데인저 데인저), 조 새트리아니, 누노 베텐코트(익스트림)에 영향 받은 만큼 재즈 퓨전 풍 곡부터 훵크, 보사노바에 이르기까지 전편에 걸쳐 깔끔한 플레이를 들려준다. 메탈 속주 기타 연주를 기대한 사람에겐 다소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지만, 6번 곡 ‘No More Miracle’이나 9번 트랙 ‘Don’t Count On Me’에서 슈레딩 기타 및 태핑 연주는 꽤 들을 만 하다. 근래 싱글 ‘Gamble Dog’(2014)도 이 앨범과 비슷한 노선이었으나 비교적 평범한 결과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앨범 사진 출처=매니아디비/벅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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