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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y 22. 2020

데스메탈코리아24-27: 태백산맥 외

태백산맥

[태백산맥](1988)



‘태백산맥’은 한국과 북한을 관통하는 거리 500km에 이르는 산맥이다. 이 앨범은 그 이름을 가져온 5인조 밴드의 유일한 정규작. 음악 색깔은 화려한 신시사이저로 채색한 하드팝을 기본축으로 했다. 투명한 하이톤을 구사하는 김태한(보컬)의 노래는 젊은 탓인지 다소 불안정한데, 특히 발라드 트랙 ‘홀로 남은 나’에선 목소리가 뒤집히고 만다. 반면 4번 트랙 ‘맥’과 6번 트랙 ’비상’엔 비교적 드라이브감이 있다. LP반엔 군가풍 노래 ‘너와 내가’가 실려 있는데, 이 역시 전두환 정권 당시 의무적으로 수록해야 했던 ‘건전가요’의 일환이었다. ‘너와 내가’는 CD에선 잘려 나갔다. 김태한은 이 앨범을 내고 10년 뒤 솔로 활동을 시작, 2010년엔 시울(Siul)이라는 팀으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시울에서 김태한은 맵시 있는 팝으로 음악 노선을 바꿨다.



김도균

[Center Of The Universe](1988, 2014)



백두산의 기타리스트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김도균의 첫 솔로 앨범. 직접 노래를 불렀고 프로듀싱까지 스스로 했다. 앨범 전반부는 조선 전통음악과 하드록을 뒤섞은 것들로, 특히 1번 트랙 ‘쾌지나 칭칭 나네’는 자신의 출신지인 대구에서 전해져온 민요다. 3번 곡 ‘아리랑’이나 5번 트랙 ‘밀양 아리랑과 새타령’ 역시 조선 민요를 기타 연주로 어레인지 한 것들이다. 작품 후반부는 영어 가사로 엮은 곡들로 꾸몄는데 특히 블루지한 6번 곡 ‘나에게 은총을(Rock Me Jesus)’은 독실한 개신교(장로회) 신자인 김도균의 신앙심을 반영하는 곡이다. 7번 트랙 ‘그런 사랑이 아니야(Not The Kind Of Love)’ 등에선 그의 화려한 네오 클래시컬풍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다.



에이치투오(H2O)

[Still Foggy…But](2014)



1986년 결성 이후 김준원(보컬)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베테랑 밴드의 통산 6집 더블 앨범. 이들의 지난 미니앨범 [유혹]은 일본에서도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됐다. 6집은 케이팝 아이돌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에서 발표됐다. 시나위, 백두산 등과 동시대 밴드인 탓에 한국에선 하드록/헤비메탈 쪽에서 다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H2O 음악은 전체적으로 퓨전 요소를 머금은 AOR에 가깝다. 두 번째 발라드 곡 ‘별’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착상한 곡이며, 4번 트랙 ‘Wonhyo : For The Documentary Film 'The Dancing Buddah’'는 신라의 실존 고승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용으로 작곡한 것이다. 미국 명문 기타 학교 GIT 출신의 토미 킴은 연주곡 ‘Fog City’에서 매력적인 기타 솔로를 들려준다. 이 곡을 뺀 모든 곡들의 가사는 한국어다.



카리스마

[Run Away](1988)



시나위의 2대 보컬리스트 김종서와 역시 시나위 출신 베이시스트 김영진을 중심으로 뭉친 밴드의 유일한 정규작. 프로듀서는 백두산의 유현상이 맡았다. 음악의 기본축은 아메리칸 하드록이지만 김종서의 금속성 고음 샤우팅은 사카모토 에이조(앤썸, 애니메탈 외)를 떠올리게 한다.(글쓴이는 둘의 외모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발라드 ‘빛바랜 옛 사진 속에서’는 한국적 정서를 느끼게 하지만, 연주곡 ‘사하라’는 완전히 잉베이 맘스틴 풍이다. 이 곡 외 모든 곡들의 가사는 한국어다. 본작 발표 후 김종서는 시나위로 돌아가지만 거기서도 앨범 한 장만 남기고 다시 팀을 탈퇴, 솔로로 팝계에서 성공을 거둔다. 카리스마의 앨범은 그런 김종서의 상업적 성공에 1992년 [김종서 in 카리스마]라는 이름으로 재발매 됐다.



*앨범 커버 출처: 매니아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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