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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un 11. 2020

데스메탈코리아28-31: 아시아나 외

외인부대

[Foreign Legion](1988, 서울음반)




군입대로 시나위를 탈퇴한 임재범(보컬)이 부활 출신 이지웅(기타)과 결성한 5인조의 데뷔작. 밴드 이름의 한자 표기는 ‘外人部隊’로, 각 멤버들이 모두 다른 밴드에서 커리어를 쌓았다는 뜻에서 지었다. 아트워크가 저니(Journey)를 떠올리게 하지만 음악은 오래된 아메리칸 하드록 사운드다. 임재범이 소울풀 가창을 발휘하는 가운데 앨범엔 한국적 정서로 가득한 ‘Julie’나 화이트스네이크처럼 블루지한 ‘Lovely Sweet Heart’ 같은 곡도 있다. 이 앨범을 내고 아시아나(Asiana)를 거쳐 솔로 데뷔한 임재범 후임으로 밴드는 박문수(보컬, 베이스)를 영입, 음악옷을 하드록에서 팝으로 갈아입는다. 외인부대 1집엔 영어 가사 3곡, 한국어 가사 5곡이 담겼다.



티삼스

[T▲S](1988, 아세아레코드)




인천공과대학교(현 인천대학교, *필자가 잘못 안 것 같다. 티삼스는 인하공업전문대학 출신이다.) 동아리에서 결성된 5인조 밴드의 유일한 정규작. 밴드 이름의 삼각형(▲)은 공대생이 쓰는 제도용 삼각자를 뜻한다.(*김화수는 87년 당시 강변가요제 무대에서 밴드 이름 뜻을 묻는 개그우먼 김보화의 질문에 “공학도들을 상징하는 T자와 삼각자, 그리고 스케일자의 약자”라고 답했다.) 팝 성향 곡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그나마 하드록/헤비메탈 냄새가 나는 곡은 8번 트랙 ‘Rock의 세계로’와 다음 곡 ‘매일 매일 기다려’ 정도로, 특히 김화수(보컬)의 하이톤 목소리는 투명감으로 넘쳐흐른다. 밴드는 ‘매일 매일 기다려’로 1987년 제8회 MBC 강변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아 음반 발매 기회까지 얻었다. 수록곡들 가사는 모두 한국어다. 이후 부활에 들어간 채제민(드럼)은 김경호의 앨범 제작에도 관여한다. 또 키보디스트 안정모는 악기 유통업체 스쿨뮤직(School Music)을 차려 남다른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크라티아(Cratia)

[Clan Of The Rock](2017, 미러볼뮤직)




이준일(기타)을 중심으로 1980년대에 활동하다 사반세기만에 돌아온 밴드의 세 번째 작품. 2013년에 발표한 1집 [Retro Punch!]는 블랙 신드롬/위키드 솔루션스의 박영철 등 객원 보컬들을 곡별로 기용했지만, 이 작품에선 2집 [Broken Culture]부터 가세한 김동찬이 모든 곡을 불렀다. 기본적으론 멜로딕 아메리칸 하드록 노선으로, 두 번째 곡 ‘Struggle’은 제이크 이 리 시절 오지 오스본 밴드를 떠올리게 하고 4번 트랙 ‘Keep On Running’과 7번 곡 ‘Fly High’는 밴 헤일런을 연상시킨다. 이준일의 유려한 기타 연주를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반면, 김동찬의 가창은 개성이란 측면에서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아시아나(Asiana)

[Out On The Street](1990, 서라벌레코드)




시나위, 외인부대 출신의 임재범(보컬)과 백두산이 일시 해체한 당시 김도균(기타)이 함께 한 유일작. 1989년 라우드니스의 서울 공연 오프닝 무대에 선 밴드가 바로 아시아나였다. 임재범의 고음 샤우팅과 김도균의 속주가 격렬하게 어울리는 가운데 4번 곡 ‘Paradom’, 밴드 이름을 곡 제목으로 쓴 7번 트랙에서 김도균의 화려한 연주가 무색하게 사운드는 라우드니스만큼 예리한 맛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6번 곡 ‘Missing You’를 뺀 나머지 곡들 가사는 모두 영어. 당시 한국 신에선 드물게 런던에서 전곡을 녹음한 역작이었음에도 밴드는 맥없이 해산하고 만다. 이후 임재범은 솔로로 돌아섰고, 김도균은 백두산을 부활시켰다.


*앨범 사진 출처=매니아디비/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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