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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ul 15. 2020

데스메탈코리아32-35: 스트레인저 외

디오니서스(Dionysus)

[Excalibur](1990, 서울음반)




한국에서 네오 클래시컬 주법을 앞서 구사한 배재범(기타)이 이끈 밴드의 두 번째 풀앨범이자 마지막 작품. 1집은 거의가 연주곡으로 일관한 데 비해 이 앨범에선 이시영(보컬)이 힘찬 가창을 펼쳐 보인다.(당시 그는 부산대학교 재학생이었다고.) ‘Peace Of Mind’라는 부제가 붙은 타이틀 트랙과 연주곡 ‘Charnel Castle’은 완전히 잉베이 말름스틴 풍이지만 4번 트랙 ‘Lost Souls’는 한국어 가사로 쓴 발라드다. 또 7번 곡 ‘Song Of Liberty’와 9번 넘버 ‘The Confession Of Condemned Criminal’은 퀸을 떠올리게 하는 등 곡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버라이어티 하다. 배재범은 1990년대에 퓨전 노선의 솔로 앨범을 냈고, 이시영은 아래에서 얘기할 스트레인저 등을 거쳐 밴드 모비딕의 싱어로 활동했다.



스트레인저(Stranger)

[Sailing Out](1990, 서울음반)




모비딕의 프론트맨 이시영이 디오니서스 해산 뒤 들어간 밴드의 유일한 정규작. 제작 당시엔 드러머가 없었던 탓에 드럼 머신으로 발매까지 해낼 수 있었다 전해진다. 전 8곡 중 5번 타이틀 트랙을 포함 3개 연주곡들이 있고, 한국어 가사는 발라드 넘버 ‘생명의 서’가 유일하다.(바꿔 말하면 여덟 곡 중 네 곡이 영어 가사라는 얘기.) 연주곡 세 곡과 타이틀 트랙은 디오니서스처럼 네오 클래시컬 풍이지만, 70년대 브리티시 하드록이 떠오르는 첫 곡 ‘(This Pain) Take Out’이나 2번 트랙 ‘Song Of Dreaming’도 자릴 잡고 있다. 그리고 이 곡들은 이시영의 소울풀 보컬과 꽤 잘 어울린다. 이 앨범이 나오고 4반세기가 지난 뒤 이시영은 모비딕 4집에서 ‘Song Of Dreaming’을 리메이크 했다.



이데아(Idea)

[이제는 더이상 헤매이지 말자](1989, 지구레코드)




이후 제로 지(Zero G)에 들어가는 박창규(베이스)를 포함한 4인조 정통파 헤비메탈 밴드가 남긴 유일한 정규 앨범. 총 8곡 중 1번 트랙 ‘서곡’과 8번 곡 ‘Idea Cadence’는 연주곡이기 때문에 사실상 가사가 있는 곡은 여섯 곡이다. 이른바 뉴 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NWOBHM) 풍인 2번 트랙 ‘주말’은 실질적 첫 곡 같은 버스(Verse)로 거칠게 들이치지만 훅은 비교적 캐치한 편이다. 이어지는 타이틀 트랙 ‘이제는 더이상 헤매이지 말자’는 한국적 정서가 넘치는 록 발라드인가 싶다가 중반부 기타 솔로에서 돌연 마이클 쉥커 그룹 풍으로 바뀐다. 6번 곡 ‘누군가’ 역시 NWOBHM 풍으로, 어택감을 강조한 베이스 라인은 아이언 메이든을 방불케 한다. 보컬리스트 홍종명은 금속성 하이톤을 가졌지만 목소리 선이 얇아 살짝 신경이 쓰인다. 기타리스트 이유용은 화려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타입으로, 마이클 쉥커 느낌의 프레이즈가 사이사이 들린다.



바람꽃(風花, Wind Flower)

[風花 II](1994, 오아시스레코드)




트윈 기타와 키보디스트를 포함해 1980년대 말에 결성한 6인조 밴드의 두 번째 작품. 1991년 발매한 1집 때 라인업에서 드럼을 쳤던(*2집에선 퍼커션을 연주했다) 김형근을 뺀 모든 멤버가 바뀌었다. 첫 곡 ‘Rock & Roll 그리고 비’는 네오 클래시컬 풍 프레이즈와 멜로딕 기타 솔로를 머금은 곡이지만, 2번 트랙 ‘이제 다시는’ 이후엔 하드록 색을 뺀 팝 느낌의 곡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퓨전 느낌의 ‘이런 사람은’에선 김형준(베이스)의 슬래핑 연주도 들을 수 있다. 기타가 울며 시작하는 ‘비와 외로움’ 등 몇몇 수록곡들은 부활의 명발라드 ‘희야’를 손봤던 양홍섭이 제공했다. 밴드는 이 앨범을 내고 나성호(드럼)를 뺀 전 멤버를 교체, 4인조로 거듭나 1997년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지만 3집은 결국 밴드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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