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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ul 30. 2020

데스메탈코리아36-39: 다운타운 외

아마게돈(Armageddon)

[The Tears Of A King Bird](1990, 서울음반)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이듬해 1989년 부산에서 결성된 5인조의 유일작. 당시 같은 부산 라이브 씬에서 자웅을 겨룬 스트레인저의 앨범과 함께 근래(*2015년) 리이슈 됐다. 멤버 다섯 명 중 박철우(드럼)는 대구 교향악단에서 클래식 소양을 쌓은 인물로, 앨범이 80년대 일본 헤비메탈을 떠올리게 하는 믿음직한 곡들로 채워지는 데 기여했다. 전 여덟 곡 중 영어 가사 곡이 반인데, 두 번째 트랙 ‘No Need Lament’ 같은 곡은 적당한 질주감을 머금고 있고 한국어 가사를 쓴 4번 트랙 ‘비오는 날에’는 차분한 발라드다. 박진서(보컬)는 꽤 하이톤을 보유한 인물이며, 김정태(기타)는 적소에 멜로딕 플레이를 펼친다. 연주곡 ‘신기루’에선 김정태의 멋지고 슬픈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다.  



더 클럽(The Club)

[아마 그건 사랑](1990, 서라벌레코드)




자외선(Ultraviolet Rays)을 이끈 민치영(보컬)이 밴드를 재편해 발표한 첫 번째 작품. 자외선 때와 마찬가지로 글램 메탈 노선의 사운드지만 3번 트랙 ‘Out Of Luck’은 살짝 펑크(Punk) 느낌을 준다. 타이틀 트랙 ‘아마 그건 사랑’은 영어, 한글 가사 두 버전(영어 버전 쪽이 더 길다)으로 낸 주옥같은 발라드 넘버. 이 곡에서 민치영이 들려준 절창은 신데렐라의 톰 키퍼를 방불케 하는데, 전성기 땐 이런 민치영을 보기 위해 여성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고도 전해진다. 80년대 회귀형 밴드들이 늘고 있는 요즘, 클럽은 이 앨범 발표 후 20년이 지난 2014년에 미니앨범 [Nouvelle Chaos]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해당 작품은 일렉트로닉을 이식한 UK팝 성향으로, 헤비메탈/하드록 색깔은 거의 없는 것에 가까웠다.



다운타운(Downtown)

[Downtown](1993, BMG코리아)




넥스트(N.EX.T) 합류 전 김세황(기타)과 제로 지의 초대 드러머인 이창현 등이 뭉친 4인조의 단 한 장 정규작. 일본 간사이 지방 출신 유명 개그 콤비와 이름이 같지만 두 팀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1번 트랙 ‘Dance With Me’에서 펼치는 스타일은 나이트 레인저와 저니 등 활기찬 아메리칸 하드록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펑키한 리듬을 새겨넣은 ‘우울하게 하는 건’과 ‘Yes x 3 = !’ 등은 익스트림(Extreme)을 방불케 한다. 이는 정한종(베이스)의 다양한 슬래핑 주법이 좋은 악센트로서 기능한 덕분이다. 결성 초기 보컬이 없는 밴드로 시작한 만큼 연주곡 ‘The Wave’에선 김세황을 축으로 하는 연주자 세 명의 고난도 플레이를 들을 수 있다. 이 연주곡을 뺀 모든 곡들 가사는 한국어로 썼다. 



맨투맨(Man To Man)

[Man To Man](1993, 메탈 포스)




블랙 신드롬의 박영철과 제로 지의 김병삼이 보컬 유닛을 이뤄 발표한 유일작. 한국 헤비메탈 씬의 여명기를 이끈 보컬리스트 두 사람의 콜라보에 걸맞게 넥스트/노바소닉의 김세황(기타), 크래쉬의 정용욱(드럼) 등 화려한 게스트 명단을 자랑하지만, 음악은 의외로 팝스럽다. 첫 번째 트랙 ‘널 사랑할 뿐’에선 혼(horn) 같은 신시사이저가 튀어나오고, 2번 곡 ‘거울 속에 나’나 7번 트랙 ‘그들만의 생각’은 힙합 풍 곡들이다. 세 번째 곡 ‘너의 향기’는 멜로우 발라드이면서 김병삼이 잘하는 금속성 샤우팅도 머금고 있다. 네 번째 트랙 ‘얘기 할 수 없어요’는 스래쉬 메탈 풍 기타 리프와 질주감을 끌어왔지만 코러스가 팝적인 탓에 꽉 맞물리는 맛은 없다. 연주곡 ‘잠’을 제외한 모든 가사는 한국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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