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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Sep 28. 2020

데스메탈코리아44-47: 제트 외

제트(Zett)

[Redemption](1996, 삼성뮤직)




블랙 신드롬의 박영철(보컬), 퓨어(Pure)의 ‘블루 비(Blue B)’ 변기엽(기타), 나티(Naty)의 허준석(베이스), 제이워커(Jaywalker)의 임병섭(드럼) 라인업으로 발표한 유일작. 영어 가사 6곡, 한국어 가사는 5곡이다. 공격적인 첫 곡 ‘아비규환(Cyber Dog 2.0)’, 혼(Horn) 느낌의 신시사이저로 맛을 낸 ‘잔인한’ 등 전반부는 일부 기발한 어레인지가 눈에 띈다. 발라드 ‘연적(戀敵)’은 팀 밖에서 가져온 곡으로(작사는 이상협, 작곡은 강린-역자주) 게스트 보컬인 이상협이 달콤한 가성으로 불렀다. 후반부 여섯 곡은 정통 헤비메탈/하드록 노선으로 오지 오스본 풍의 ‘사망유희(死亡遊戱, Kiss Of Death)’에 더해 레인보우, 스테픈울프의 커버곡도 있다. 박영철은 이후 7번 곡 ‘프로메테우스의 독백 (Loser)’을 위키드 솔루션스에서 리메이크 했다.



미르(MI:R)

[Waltz Of Lunatic Fringe](2007, EMI코리아)




트윈 기타 편성 5인조 멜로딕 파워 메탈 밴드의 두 번째 앨범. 밴드 이름 ‘미르’는 용(龍)을 뜻하는 순한글이다.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가진 싱어 김시유는 한국어 발라드 트랙 ‘가슴 시린 날(Breast Cold Day)’을 정감있게 부르는가 하면, 트윈 리드 기타로 시작하는 4번 트랙 ‘Ready For My Future’에선 편안한 하이톤을 뽑아낸다. 영어로 가사를 쓴 7번 트랙 ‘You’는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씩씩한 미들튠 넘버다. 일본이 독도(*그들은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는) 한국인 관광객 상륙을 금지했던 2005년, 미르는 독도의 한국 영유권을 선언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듬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한국 대표를 위한 응원가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본작 발표 후 신보 소식은 없는 상태다. 단, 라이브 활동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고.    



모비딕(Moby Dick)

[잔을 채워라](2016, 험블레코드)




대구예술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는 싱어 이시영이 이끄는 정통파 하드록 밴드의 네 번째 앨범. 2013년에 발매한 전작은 모두 한국어 가사로, 수록곡 중엔 자살한 고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헌정한 ‘승리’라는 트랙도 있다. 반면 이 앨범은 3곡이 영어 가사인데, 그 중 4번 트랙 ‘Song Of Dreaming’은 이시영이 1980년대에 몸 담았던 스트레인저의 동명곡을 리메이크 한 것이다. 한글 가사로 쓴 헤비튠 트랙 ‘꽃이 지다’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가다. 이 곡은 단순히 시사 문제를 다룬 차원을 걸 넘어 데이비드 커버데일(화이트스네이크)이 떠오르는 이시영의 소울풀 가창을 들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과거엔 힘을 앞세운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여유와 가슴 속 깊이마저 느껴지는 목소리다.



바크하우스(Barkhouse)

[Wastorea](2015, 와스프엔터테인먼트)




부산을 거점으로 1998년부터 활동해온, 일본 방문 경험도 있는 5인조 밴드의 세 번째 앨범. 이들이 레퍼런스로 밝힌 것처럼 싱어 정홍일의 창법은 완전히 로니 제임스 디오다. 확실히 4번 트랙 ‘The Last Man’ 등은 디오 시절 블랙 사바스나 레인보우 풍 곡조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하나의 양식미에 편중된 건 아니어서 곡들 중엔 멜로우 발라드 ’Still Rain’ 같은 트랙도 있다. 둠(Doom) 리프로 시작하는 ‘No Future There Will Be’는 8분을 넘는 대곡. 이처럼 앨범의 전반 다섯 곡은 ‘헤비 사이드’, 후반 다섯 곡은 ‘하드 사이드’로 나뉘는데 여기서 2번 트랙 ‘Burial At Sea’는 2010년에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을 모티프로 쓴 곡이라고 한다. 가사는 모두 한국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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