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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18. 2020

데스메탈코리아48-51: 원(Won) 외

원(Won)

[Rocker’s Manual](2014, 열린음악)




여성 베이시스트를 거느린 베테랑 밴드의 네 번째 정규작. 원은 2013년 지하드와 함께 일본 무대에 선 적도 있다. 밴드 이름은 ‘Win Of New’의 줄임말로, 한국의 화폐 단위인 ‘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3번 트랙 ‘사라진 날(The Day Disappeared)’은 뮤직비디오로도 제작됐다. 유려한 트윈 리드 기타를 바탕 삼은 뉴 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의 직계 사운드로, 타이틀 곡인 ‘Rocker’s Manual’의 코러스나 기타 솔로는 확실히 아이언 메이든을 떠올리게 한다. 살짝 허스키인 손창현(보컬)의 목소리는 비록 고음역대는 힘들어보여도 발라드 곡 ‘잃어버린 꿈…사랑(The Lost Dream…Love)’이나 어쿠스틱 기타, 오르간 음색이 고독한 맛을 전하는 ‘Western Story’ 등에선 깊은 맛을 들려준다. 가사는 모두 한국어다.



카르마(Karma)

[염라대왕(閻羅大王)](1999, RIAK)




크리스찬 메탈 아닌 ‘붓다 메탈’을 표방하는 4인조의 데뷔작. 노이즈가든의 초대 베이시스트 염재민이 객원 멤버로 참여했다. 미국 밴드 스트라이퍼처럼 정통 헤비메탈을 기반으로 삼은 듯 보이지만, 첫 번째 곡 ‘무심유심’과 5번 트랙 ‘연꽃연가’ 등 곡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번뇌나 욕망을 떨쳐내고 깨달음을 얻자 재촉하는 트랙들은 이채롭다. 타이틀 곡 ‘염라대왕’은 저승의 파수꾼인 염라대왕을 소재로 극락정토에 다다름을 역설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싱어 김지웅의 목소리는 펀치감이 있는 편으로, 특히 <서유기>의 유명 캐릭터를 묘사한 7번 곡 ‘사오정’의 코러스에선 모종의 중독성도 느껴진다. 이 앨범을 발표하고 8개월 뒤라는, 비교적 짧은 공백기를 거쳐 밴드는 두 번째 앨범 ‘Hold On’을 발표하지만 이후 활동은 알려진 바가 없다.



락신(Rocksinn, 楽神)

[Rocksinn Vol.2](2007, 도레미미디어)




2002년 옴니버스반 ‘Indie Power 2002’로 데뷔한 5인조의 두 번째 정규 앨범. ‘Indie Power 2002’에서 노바소닉의 곡을 커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크로스오버를 지향한 밴드였지만, 이 작품에선 그런 것 없이 정통 하드록에 접근한 사운드를 펼친다. 실제 보컬 존(이지용)이 랩을 한 곡은 ‘Destroyed’ 한 곡 뿐이다. 2번 트랙 ‘Don’t Cry’는 구슬픈 피아노로 시작하는 파워 발라드로, 따로 어쿠스틱 버전으로도 수록됐다. 이후 ‘세상 속으로’나 ‘Save Us’도 인더스트리얼 록 느낌을 풍기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직선적인 록 스타일로, 거기에선 김영식의 화려한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다. 3번 트랙 ‘X-Tasy’는 가사에 문제가 있는 걸까, 한국 음원 사이트에선 미성년 청취 불가.(*번역자가 쓰는 음원 사이트에선 미성년자도 들을 수 있다.)



아프리카(A-Frica)

[길 위에서](2018, 컬처팩토리아지트)




한국 제4의 도시인 대구광역시를 거점으로 20년 넘게 활동한 혼성 베테랑 밴드의 네 번째 풀앨범. 홍일점인 윤성(보컬)과 정현규(드럼)는 부부로, (*이 책이 나왔던 당시)현재는 베이시스트의 부재로 서포트 멤버를 편성해 활동 중이다. 시작 곡 ‘멈추지마’는 새미 헤이거 시절 밴 헤일런을 떠올리게 하는 곡으로, 윤성의 파워풀하면서도 편안한 보컬과 조건호(기타)의 아름다운 솔로가 교차한다. 재즈나 국악도 곧잘 부르는 것으로 알려진 윤성의 목소리는 그 존재감이 상당한데, 특히 4번 트랙 ‘이별’의 호소력은 남다르다. 다음 곡 ‘카피캣’은 70년대로 돌아간 듯한 그루비 트랙이며, 타이틀 곡 ‘길 위에서’는 저니(Journey) 같은 곡조임에도 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던 촛불시위에 영감 받은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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