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닭갈비의 고장, 춘천”
포크 뮤지션 소보는 2015년 앨범 ‘타인의 삶’으로 데뷔했다. 소보는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다. 데뷔작의 첫 곡이 변기 물 내리는 소리로 시작하는 왈츠곡 ‘변기에 앉아’였던 건 그래서다. 이 앨범에는 감미로운 ‘춘천에’라는 곡도 있는데 곡은 2년 뒤 보사노바 버전으로 다시 녹음돼 두 번째 앨범 ‘춘천歌’에 실렸다. ‘춘천歌’는 춘천이 고향인 소보가 춘천을 거닐며 춘천을 기록한 앨범이다.
돌아와요 여기 춘천에 / 막국수가 있는 이곳에 / 닭갈비가 있는 이곳에
곡 ‘춘천에’의 마지막 가사다. 춘천의 명물 막국수와 닭갈비가 나온다. 여기서 닭갈비는 따로 곡 소재로 쓰여 ‘닭갈비 골목’을 낳았다. ‘닭갈비 골목’은 ‘소양강’이라는 노래와 함께 2집 ‘춘천歌’의 타이틀곡이 됐다.
춘천의 닭갈비 골목은 부산 남포동의 곱창골목이나 서울 신당동의 떡볶이 타운 같은 곳이다. 소보는 과거 이 골목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음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몇 푼 안 되는 시급에 열심히 판을 긁었”던 기억을 그는 상쾌한 피아노 반주 위에서 천천히 복기해 나간다.
소보의 음악은 너그럽다. 복잡하지 않고 쉽다. 창법과 작법에선 김목인과 천용성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음악은 그래서 ‘일상의 포크’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보통사람의 이야기가 소보의 음악에는 있다. ‘닭갈비 골목’의 가사처럼 “위로가 고파질 때” 찾아듣게 되는 그런 음악이 바로 소보의 음악이다.
2020년 5월 7일. 소보는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냈다. 제목은 ‘춘천歌’와 쌍을 이루는 ‘그대歌’다. 음반 표지에는 해변가 야자수 아래 기타를 연주하는 남자와 그 연주를 듣는 여자가 그려져 있다. 춘천을 노래(歌)한 지난 앨범처럼 새 작품에서 소보는 자신의 삶에 “조심스레 나타나 준” 그대를 노래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대화와 마음을 엮은 이 “아기자기한 경수필”은 3년 전보다 더 차분해진 소보의 음악 풍경이다. 기억과 경험의 기록이다.
글/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Recipe “막국수와 쌍벽을 이루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
강원도 향토음식인 닭갈비는 고기가 귀하던 1960년대 춘천 인근 선술집에서 숯불구이 술안주로 시작되었다. 저렴한 가격대와 푸짐한 야채를 자랑하는 닭갈비는 한때 ‘서민갈비’라 불리기도 했다. 닭갈비가 저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춘천 인근에 도계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 닭갈비는 숯불 위 석쇠에 요리했다. 지금처럼 둥근 무쇠판에 고추장 양념을 한 닭고기, 갖은 야채, 고구마를 넣어 볶는 방식은 1970년대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강원도라는 지역 특성상 춘천닭갈비엔 고구마가 들어간다. 익으며 은은한 단맛을 내는 고구마는 닭갈비에 달콤함을 더해준다.
이름만 봤을 땐 닭갈비가 진짜 ‘닭의 갈비’로 만들어질 것 같지만 실제 닭 갈비 부위는 뼈만 있어 먹을 게 없다. 과거 춘천닭갈비는 닭다리와 내장, 머리를 뺀 몸뚱이 살로 요리 했다. 요즘엔 닭다리 살을 발라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양념에는 카레 가루를 섞기도 한다.
#만들기
재료
닭다리 살 500g, 양파 1개, 당근 1/3개, 고구마 1개(300g), 떡볶이 떡 100g
양배추 200g, 대파 1대, 깻잎 20장, 청.홍고추 각 2개씩
양념 재료
고추장 2T, 설탕 2T, 간장 3T, 청주 1T, 미림 1T, 고춧가루 3T, 마늘 3톨 , 후춧가루 1/4t, 참기름 1T, 통깨 1T
1. 닭다리 살 밑간 하기
- 닭다리 살을 흐르는 물에 씻는다. 소금 1/2t, 후추 1/4t, 청주 1T, 생강즙 1/2t을 넣고 1시간 정도 밑간 한다.
2. 야채 손질하기
- 야채는 굵게 채 썰어 놓는다.
3. 양념장 만들기
- 참기름 통깨를 뺀 나머지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닭갈비 양념장 재우기
- 밑간 한 닭다리 살에 양념장을 넣고 버무린다. (1시간 이상 숙성)
5. 닭갈비 볶기
- 깻잎, 고추를 뺀 나머지 야채와 양념에 재운 닭갈비를 넣고 볶는다.
6. 그릇에 담기
- 깻잎, 고추를 넣고 다시 섞은 뒤 참기름 통깨로 마무리한다.
- 그릇에 담는다.
글, 사진, 요리, 스타일링/강인실 (요리연구가, 푸드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