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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28. 2020

[음악레시피] 밴 헤일런 '파운드케이크'

밴 헤일런의 91년작 'For Unlawful Carnal Knowledge'. 'Poundcake'는 이 앨범의 첫 싱글이었다.


Music “기타 혁신가가 선언한 90년대의 소리”


지난 10월 6일,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Beat It’에 무료로 기타 솔로를 제공한 사람이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을 열어젖힌 ‘Jump’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40년 가까이 전세계 일렉트릭 기타 키드들이 흠모한 ‘기타의 혁신가’였다. 바로 에디 밴 헤일런이다.


에디는 형 알렉스 밴 헤일런(드럼)과 함께 밴 헤일런이라는 팀으로 1978년 공식 데뷔 했다. 밴 헤일런은 이들의 세 번째 밴드 이름으로 처음엔 제네시스(Genesis)를, 두 번째는 맘모스(Mammoth)를 썼다. 형제의 이름을 밴드명으로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당시 보컬리스트 데이비드 리 로스였다. 어딘가 심심한 ‘맘모스’보단 산타나(Santana,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의 밴드 이름-필자주)처럼 사람 이름만으로도 임팩트가 있는 ‘밴 헤일런’이 더 승산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Poundcake’는 바로 그 밴 헤일런이 1991년에 발표한 9집 앨범 [For Unlawful Carnal Knowledge]의 첫 싱글이다. 앨범은 새로운 보컬리스트 새미 헤이거가 합류한 이후 세 번째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991년 미국 대중음악 시장은 80년대를 지배한 팝과 헤비메탈, 그리고 90년대를 연 얼터너티브 록이 삼분 했던 시절이다. ‘Poundcake’는 그 세 가지 장르를 모두 넘나 들며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과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가 휩쓸었던 90년대의 두 번째 해를 함께 이끌었다. 이 시기 밴 헤일런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에디 밴 헤일런의 장기인 하모닉스(Harmonics, 현악기 주법 중 하나로 현을 튕겨 부드럽고 투명한 소리를 낸다-필자주)와 태핑(Tapping, 양손으로 기타 현을 빠르게 눌렀다 떼면서 음에 화려함을 입히는 주법-필자주)으로 무장한 ‘Poundcake’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곡이 시작할 때 소음이다. 기계 엔진 소리를 닮은 이 날렵한 굉음은 에디가 파워 드릴로 낸 것. 주택 공사장에서나 어울릴 법한 저 인테리어 도구를 에디는 과감히 기타에 접목해 새로운 소리 세계를 펼쳐 보였다.


우연일까. 같은 해에 드릴을 기타에 갖다 댄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미스터 빅(Mr. Big)의 폴 길버트였다. 그는 빌보드 1위곡 ‘To Be With You’가 수록된 [Lean Into It]의 첫 곡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에서 전기 드릴로 기타 솔로를 펼쳤다. 재밌는 건 에디 밴 헤일런으로부터 많은 것을 물려받은 폴 길버트가 선배보다 석 달 앞서 이 실험 결과를 공개 했다는 사실이다. 폴은 해당 곡에 아예 ‘일렉트릭 드릴 송’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알려진 대로 밴 헤일런 형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태생이다. 1962년 그들이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올 때 가족에겐 50달러에 가까운 돈과 피아노 한 대가 전부였다. 그런 에디가 죽기 전 남긴 자산의 가치는 1억 달러로 추산됐다. 데이비드 리 로스는 그런 밴 헤일런을 “가장 미국적인 밴드”라고 불렀다. 어쩌면 파운드케이크의 달콤함이란 밴 헤일런이 몸소 증명한 ‘아메리칸 드림’의 또 다른 은유일지 모른다.


글/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Recipe “가을의 맛, 파운드케이크“


커피와 잘 어울리는 파운드케이크는 가을을 닮은 서양 먹거리다. 파운드케이크는 영국에서 유래했다. 밀가루와 달걀, 설탕과 버터를 각각 1파운드(453g)씩 섞어 틀에 넣어 굽는다고 해 파운드케이크라 불린다.


최초 케이크라는 음식은 신석기시대 우묵한 석기 속에 밀가루와 꿀을 섞은 뒤 그대로 굳혀 떼어내 만들었다 전한다. 이후 B.C 2000년경 이집트인들이 이스트로 빵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 모습은 당시 회화나 조각 작품들에 종종 표현되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케이크는 그리스로마시대를 거쳐 19세기에 정제된 하얀 밀가루가 나오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유럽과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해온 한국과 동양권에 케이크나 빵은 생소한 음식이었다. 구한말 선교사들이 빵과 케이크를 소개했지만 제대로 구울 수 있는 시설이 없어 한반도에선 대중화 되지 못했다. 그러다 1970년대 분식장려정책으로 빵류 소비가 증가했다. 제과회사가 생기고 홈베이킹이 유행하며 한국 사람들도 비로소 다양한 빵과 케이크를 접하게 되었다.


이번 시간엔 우리 주식인 쌀가루를 이용해 실리악 스프루(Celiac Sprue, 소장 점막 내 섬모가 소실되거나 변형돼 영양소의 흡수 장애가 생기는 질병-필자주) 등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라이스 파운드케이크’를 만들어본다.


재료


-버터 150g, 설탕 80g, 백앙금 80g, 소금 2g, 달걀 3개

-멥쌀가루(방앗간용) 100g, 박력쌀가루 80g, 아몬드가루 20g, 카카오가루 20g

-베이킹소다 1/2작은술, 두유 30g, 오렌지필 30g, 구운 아몬드 50g


만들기


1. 파운드 틀 준비

- 큐브형 파운드 틀에 붓으로 버터를 칠한다.


2. 쌀가루 준비

- 습식(방앗간용) 쌀가루를  중간 체에 한 번 내린 뒤 박력쌀가루, 소금, 아몬드가루, 카카오가루와 함께 섞어 둔다.


3. 베이킹소다 녹이기

- 두유에 베이킹소다를 넣고 녹여준다.


4. 반죽하기

-볼에 실온 버터를 넣고 포마드 형태로 만든다. 그런 뒤 핸드믹서로 풀고 설탕을 넣어 섞는다.

-달걀을 세 번에 나눠 넣으며 반죽한다.

-준비한 쌀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두유와 베이킹소다를 넣고 섞는다.


5. 반죽 담기

-반죽을 짤 주머니에 담아 파운드 틀에 1/3 넣는다. 이어 오렌지 필과 구운 아몬드를 넣고 나머지 반죽을 채운다.


6. 굽기

-예열한 170도 오븐에 30분간 구워준다.


7. 식히기

-구운 파운드케이크를 망에 올려 식힌다.


글, 사진, 요리, 스타일링/강인실 (요리연구가, 푸드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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