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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Feb 02. 2016

박강수, 박창근 - 듀엣 앨범

합해서 정규 앨범만 10장 넘게 낸 포크 뮤지션 두 사람이 만났다. 조용히 유명했던 그들의 음악은 늘 그랬듯 자연친화적인, 맑고 밝고 고요한 소리로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판다.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닮은 첫 곡 ‘바로 나’부터 ‘듀엣 앨범’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삼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사랑에서 이별로 흘러가는 그 가슴 아픈 생리를 느리게 담았다. 둘은 그댈 알게 된 날 들었던 목련의 노래와 그댈 기억하는 지금 따라 지는 목련(‘목련’)을, 사랑인줄 모르고 날이 새면 사라질 수많은 별들의 밤들(‘몽유’)을 노래한다. 햇살 눈부신 오전 9시30분의 정서를 별빛 두런대는 밤 9시30분의 정서와 맞대었다면 맞을까. 상쾌한 ‘바밤바 (그대여 이 노래를 들어봐요)’에서 가슴 저미는 ‘푸른 장미’로 넘어가는 그 찰나를 나는 당신들께 들려주고 싶다. 

끝없는 슬픔과 외로움이 힘과 용기를 준다는 ‘무념 무상의 시간’ 속 가사처럼 박강수, 박창근 두 사람은 쉼표 같은, “바쁘지 않은 음악”을 지향한다. 그 무던한 목적을 위해 동원된 악기들도 하나같이 수수한데 촉촉한 어쿠스틱 기타와 무심한 피아노, 수줍은 쉐이커와 솜 같은 퍼커션, 그리운 하모니카, 가끔씩 잘디 잔 격정을 유도하는 바이올린과 첼로 정도가 거기에 있다. 그리고 “한국의 존 바에즈(Joan Baez)” 박강수와 자전거 탄 풍경에 스며도 어색하지 않을 박창근의 그 깨끗한 화음. 사람과 도구의 조화는 이처럼 아름다웠다.

“음악은 결국 소통”이라 일컫는 그들은 음악으로 소통하는 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주제는 사랑과 이별, 장르는 포크 팝이다. 이 음반을 들으며 지난 추억에 미소 짓거나, 아픈 추억에 오열하거나 그것은 듣는 이들 각자의 몫이겠지만 어쨌든 그 감정을 제안한 것은 이들 두 사람이다. 소통을 바라 소통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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